[산업일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을 지키는 동시에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에너지 전략’ 세미나에서 ‘한국 산업의 현 주소와 미래 대응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민 교수는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한국 경제의 규모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발표에서 민 교수는 국내 산업 중 제조업의 중요성을 수 차례 강조했다. 한국의 세계 경제 내 GDP 비중과 비교하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제조업이 수출을 이끌면서 수출이 다시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민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을 잘하는 나라고 제조업이 수출을 이끌고 있고 그 수출이 성장을 이끄는 나라”라며 제조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제조업 경쟁력 약화가 고용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짚었다. 그는 “2015년을 전후해 제조업 고용 비중이 하락하는 흐름과 함께 소득분배 및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됐다”고 말한 뒤 “두 현상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제조업 고용 감소와 소득분배 변화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도 제조업과 연결해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비수도권 제조업 비중이 낮아지는 흐름과 수도권·비수도권 간 지역내총생산(GRDP) 격차가 확대되는 흐름이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이 집중된 지역의 산업 기반을 유지하는 것이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구 감소에 대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대응책으로 내놓았다. 민 교수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노동의 성장 기여도가 이미 마이너스로 전환됐다”며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한 사람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산업 포트폴리오가 반도체 등 일부 첨단산업에만 집중되는 것을 경계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동차, 일반기계, 정유·석유화학, 조선, 정보통신기기, 철강 등 기존 주력 산업 역시 수출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기반이라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업황 전망이 상대적으로 불확실한 산업이라도 당장 경쟁력을 잃었다고 판단해 산업 기반을 포기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용과 임금의 경직성이 기업의 인력 운용과 생산성 향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도 나왔다. 그는 “고용 조정의 어려움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면 임금체계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인데 이 제조업을 살리려면 최소한 임금의 유연성은 풀어줘야 된다”며 “노동시장 구조가 지역 문제와 소득분배, 인구 문제 등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단순히 산업정책만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생산성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