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글로벌 로봇 시장이 제조업 자동화를 넘어 물류·의료·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부상하면서 하드웨어 성능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실제 현장 적용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오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6 로보월드(ROBOTWORLD 2026)’는 국내외 로봇 기술을 소개하고 산업 간 접점을 넓히는 전시 플랫폼을 지향한다. 올해는 Physical AI와 제조 AX를 중심으로 로봇 제품과 핵심 부품, AI 소프트웨어, 스마트제조 솔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 시장의 성장이 국내 기업의 수출 확대로 이어지려면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해외 수요를 파악하고 잠재 고객과 접점을 형성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로보월드가 국내 로봇산업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전시 플랫폼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확대되는 로봇 시장…AI 기반 작업 기술 부상
국제로봇연맹(IFR)의 ‘World Robotics 2026’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신규 설치량은 60만3천307대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 투자가 이어지면서 연간 설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도 로봇 활용이 늘고 있다. IFR의 ‘World Robotics 2025’에 따르면 2024년 전문 서비스 로봇 판매량은 약 19만9천 대로 전년보다 9% 증가했다. 운송·물류 로봇은 10만2천900대가 판매돼 14% 늘었으며, 의료용 로봇 판매량도 증가했다. 해당 통계는 조사 대상 공급업체를 기준으로 집계됐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도 달라지고 있다.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자동화를 넘어 작업 대상과 환경의 변화를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로봇 구동·제어 기술과 센서, AI 소프트웨어, 시뮬레이션을 결합하는 역량이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기술 발전이 곧바로 현장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을 위해서는 작업 정밀도와 안전성, 기존 설비와의 연계, 투자 대비 효과 등을 검증해야 한다. 기업들이 기술을 비교하고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전문 전시회의 역할도 중요해지는 배경이다.
한국 로봇 수출, 시장 확대 위한 경쟁력 확보 과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2024년 기준 로봇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로봇산업 수출액은 1조2천578억 원으로 전년보다 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6천896억 원으로 5.1% 늘었다.
품목별로는 제조업용 로봇 수출이 0.5%, 개인서비스용 로봇이 0.8% 증가했다. 로봇 부품 및 소프트웨어 수출은 3.9% 늘었지만 전문서비스용 로봇 수출은 4.6% 감소했다. 전체 수출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분야별 실적은 차이를 보였다.
해외시장 진출에는 제품 성능과 가격 외에도 현지 인증, 유지보수, 시스템 통합 등 다양한 조건이 영향을 미친다. 산업용 로봇은 기존 생산라인과의 연동 가능성도 중요하다. 기술 개발과 함께 해외 수요를 파악하고 적용 사례를 확보하는 사업화 역량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 전시회는 기업이 제품과 기술을 잠재 고객에게 선보이고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접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전시 참가 자체가 수출 성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전시에서 확보한 정보와 네트워크를 제품 개선과 실제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후속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2026 로보월드, 글로벌 로봇산업을 연결하는 전시 플랫폼
한국AI·로봇산업협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로보월드에는 17개국 390개사가 참가하며, 전시 규모는 1천150부스다. 지난해에는 13개국 365개사가 참가했고, 바이어를 포함해 5만6명이 방문했다. 올해는 참가국과 참가기업 수가 모두 증가할 예정이다.
전시 분야는 제조업용 로봇과 휴머노이드, 전문·개인 서비스 로봇, 자율주행 물류로봇(AGV·AMR), 드론 및 무인이동체, 핵심 부품·모듈, AI·소프트웨어, 스마트제조 솔루션 등이다. Physical AI 기반 로봇의 작업 수행 기술과 AI를 제조 데이터 및 설비 동작에 연결하는 제조 AX가 주요 주제다.
글로벌 기업의 참여도 전시의 범위를 넓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중국의 부스터로보틱스, 파시니, 유니트리와 일본의 화낙 등이 참가한다. 캐나다 기업 10개사로 구성된 사절단과 인도·방글라데시 기업도 참가할 예정이다.
휴머노이드 특별관을 비롯해 푸드테크관, 헬스케어관, K-로봇 미래인재관, 스타트업관, 카이스트 초격차 특별관 등 6개 특별관도 운영한다. 제조업 중심의 로봇 기술뿐 아니라 식품·의료 분야의 활용 사례와 초기 기업의 기술을 함께 소개해 로봇산업의 적용 범위를 조망할 계획이다.
다양한 국가와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는 로봇 기술의 발전 방향과 시장 변화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수요기업은 여러 기술과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공급기업은 해외 시장의 흐름과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파악할 수 있다. 특히 로봇 본체뿐 아니라 부품과 소프트웨어, 스마트제조 솔루션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산업 생태계 전반을 조망할 수 있다.
로봇 시장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는 기술 개발과 시장 대응 역량을 함께 확보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2026 로보월드는 다양한 기술과 글로벌 기업을 한자리에 모아 국내 로봇산업의 경쟁력을 알리고 시장 흐름을 파악할 기회를 마련한다. 전시를 통한 접점이 실제 협력과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는 후속 활동에 달려 있지만, 글로벌 시장과 국내 산업을 연결하는 전문 전시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