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건축자재 업계에서 10년 간 일했다. 직접 납품한 자재로 여러 건축물이 세워졌다. 아파트, 학교, 대기업 건물 등 종류도 다양했다. 신기했다. ‘내가 납품해서 지었다’라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1996년, 송선옥 대표는 건축 자재를 유통하는 ‘반석산건’을 창업했다. 기초가 튼튼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 ‘반석(磐石)’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까지 27년 넘게 사업을 이었다. ‘믿음’을 중시하는 송 대표의 경영 철학 덕분이었다.
송선옥 반석산건 대표는 “한 번 물건을 팔면 계속 관계가 이어지기도 하고, 고객이 일을 잘 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면서 “이윤을 남기는 것보다 유대 관계를 잘 구축하는 데 힘썼다”라고 말했다.
어려움 끝에 완성된 탄탄한 기초, ‘반석산건’
반석산건은 건축 내장재, 보온단열재, 흡음재, 도어락 등 건축 현장에 꼭 필요한 자재들을 유통하고 있다. 유명 브랜드 아파트, 대기업 건물, 대형 병원, 학교, 관공서 등 다양한 현장에 자재를 납품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창업 1년 만에 IMF 외환위기가 터져 회사가 무너질 뻔했다. 대출을 받아가며 여러 건설현장에 자재를 납품했지만, 대규모 부도 사태가 터져 위기에 빠졌다.
송선옥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퇴직금, 적금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창업했는데 눈앞이 캄캄했다”면서 “화물차를 구입해 과일장사라도 해야 할까 싶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창 고생하던 중 희소식이 들렸다. 납품했던 업체가 대물로 받은 아파트를 처분해 대금을 결제해 줬다. 조금의 손해가 있었지만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송 대표는 “‘죽으란 법은 없구나’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돈을 더 벌어보려 사무실과 매장 리모델링 사업도 해봤지만 금방 손을 뗐다. 매장에 손님이 없는 주말이나 야간에 공사를 진행하고, 낮에는 다른 업체를 만나는 강행군이 이어져서다.
그는 “당시 신혼이었는데, 밤낮 없이 일하다 보니 아기가 엄마를 낯설어했다”면서 “그때부터 ‘납품만 하자’고 결심해 지금의 반석산건이 됐다”라고 말했다.
믿음과 신뢰의 반석산건
‘믿음과 신뢰의 반석산건’, 홈페이지의 슬로건이자 송 대표의 경영철학이다. 많은 업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통업계는 고객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고객에게 믿음을 심는 건 간단하다. 제품의 특성과 기능, 용도를 잘 파악해 고객에 적합한 물건을 판매하는 것이다.
송선옥 대표는 “판매하기 전에 건축 법규에 맞는지, 친환경 자재인지, 불연자재인지, 방음자재인지 등 용도와 사용법을 꼼꼼히 파악한다”면서 “용도에 맞지 않으면 판매하지 않고, 설명을 충분히 해 적합한 제품을 추천한다”라고 강조했다.
수량이 부족한 경우에는 대체상품을 빠르게 연결한다. 제품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다. 송 대표는 “공사 기간이 급한 현장에 대체품을 추천했는데, 덕분에 공사를 빨리 끝냈다고 고마워했다”면서 “적합한 물건을 잘 판매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고객의 신뢰는 주문으로 이어진다. 그는 “고객 기준에 맞는 제품을 꼼꼼히 추천하면 고마워서 주문한다”면서 “여름에 사무실로 수박을 사들고 온 고객도 있다”라며 웃었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고객과의 접점’ 확보
반석산건은 제품을 대부분 온라인으로 판매한다. 현장에서 부족한 자재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주문하기 때문이다. 자체 홈페이지, 다아라 기계장터, 포털사이트의 키워드 광고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송선옥 대표는 “실제 주문으로 이어지는 비중은 다아라기계장터가 크다”라고 말했다. 키워드광고는 단순 문의 연락이 많지만, 기계장터나 온라인전시관에는 내용이 충실히 들어있어 조금만 설명해도 주문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제품을 하나라도 더 노출시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경기에 더 고맙다”라고 밝혔다.
어려운 건설경기에도 온라인 마케팅 확장…“좋은 자재 발굴할 것”
송선옥 반석산건 대표는 “건설경기 침체로 현장이 많이 줄었고, 내년에도 많이 힘들 것 같다”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발굴해 온라인 판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이 계속 등장하는 건설자재 시장에서 좋은 제품을 발굴하고,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고객과 연결한다는 것이다.
기존 판매제품 외의 새로운 분야도 탐색하고 있다. 한 종류에 매달리면 위기에 대응할 수 없어서다. 경기와 관계없이 판매할 수 있는 DIY 자재 등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송선옥 대표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유통흐름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면서 “앞으로도 고객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는 유통업체의 역할을 수행해 ‘믿음을 주는 반석산건’을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