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ESS 시장이 안전 규제와 분산형 전원 확산에 따라 재편되는 가운데, 라이젠코리아가 2026년 국내 진출을 목표로 구조 전환에 나섰다. 모듈 제조에서 축적한 경험을 ESS로 확장하며, KC 인증과 전략적 제휴를 앞세워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중국 거쳐 누적 4GWh 실적…미국까지 확장
라이젠은 2018년 일본계 기술 연구소 SYL과 협력해 ESS 사업에 진입한 뒤 중국 유틸리티 시장을 중심으로 약 15GWh 규모를 공급했다. 이 중 4GWh가 누적 실적이다. 김영희 대표는 “태양광 모듈 업체들이 ESS를 병행하는 흐름이 있지만, 당사는 7~8년간 경험을 축적하며 기술 기반을 다져왔다”고 말했다.
해외 성과는 미국으로 이어졌다. 라이젠은 중국계 기업 중 드물게 UL9540A 등 주요 안전 인증을 조기 획득하고, 북미 실증 프로젝트에 제품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현재 사업 비중은 모듈과 ESS가 5:5로 재편됐다.
국내는 실외형 올인원 중심…KC 인증 절차 돌입
한국 시장은 실내 설치 규제가 강해 실외형 캐비닛 ESS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라이젠코리아는 배터리·PCS 통합형 올인원 제품을 중심으로 KC 인증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실내는 설치 기준이 까다로워 실외형 시스템을 전제로 한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인버터와 제어 부품은 한국 업체와 협력해 국산화 비율을 높인다. 배터리는 중국산을 쓰되 PCS 등 핵심 부품은 국내 생산품을 적용해 규제 충족과 현지화 전략을 병행한다.
내년 본격 시장 진입 목표…국산 기여도 충족 방안 모색
라이젠코리아는 KC 통합 인증과 열폭주 방지 시험을 포함한 안정성 검증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중앙계약시장 등 입찰 프로젝트에서는 시스템의 51% 이상이 국산이어야 하는 조건이 있어,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은 국내 제조사와 함께 설계 중이다. 김 대표는 “국내 생산 비중을 맞추기 위해 파트너사와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태양광 연계·분산형 전원 특구 겨냥
회사의 타깃은 태양광 연계형 ESS와 분산형 전원 특화 지역이다. 화재 이슈로 위축됐던 태양광 연계 ESS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라이젠은 260kWh 단위 시스템을 앞세워 발전소 연계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동시에 법제도 정비로 확대될 분산형 에너지특구에도 실외형 올인원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기술 인력 확대…ESS 전문 기업 전환 가속
라이젠은 조직 개편을 통해 석·박사급 인력을 충원하고 R&D·기술영업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기반 ESS 전문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새로운 터닝포인트”라며 “인증 확보, 국내 파트너십, 인력 강화 전략을 동시에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