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30여 년 전부터 ‘서울 법대생’이라고 사칭하며 주위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여 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전해주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8시 30께 미래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흘 전 200억 원을 인출해 중국으로 밀항하려던 김찬경 회장이 경기도 화성시 궁평항 선착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김 회장은 1200만여 원의 현금을 가지고 있었으며,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 우리은행 수시입출금식 계좌에 예치돼 있던 저축은행에서 인출한 200억 원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서울대 법대 복학생 행세를 하며 지내다 83년 신문 일면을 장식하며 ‘가짜 서울법대생’이라는 사실이 발각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의 서울 법대생 사칭은 계속됐으며, 급기야 그는 미래저축은행에 서울 법대 출신의 인사들을 여럿 영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소식을 들은 수사팀의 한 검사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이 고대 경영학과 출신임을 사칭했다는 건 들었지만…”이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김 회장의 실제 학력이 ‘중졸’임이 드러남에 따라 학연, 지연, 그리고 학벌에 목매는 우리 사회의 풍토가 희대의 사기꾼을 만든 것은 아닐까 한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고 사칭했으면 국회의원 됐을 텐데”, “MBC 서프라이즈에 나올 이야기네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황당함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