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전하이동도가 가장 높은 양극성 물질의 반도체 고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됨에 따라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자유자재로 휘는 디스플레이 개발이 앞당겨졌다. 따라서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이 디스플레이를 활용하는 정보통신기기뿐만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대형 전자제품의 소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과기대 양창덕 교수(39세)와 오준학 교수(37세)가 주도하고 이정훈, 한아름 박사과정생(공동 제1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 연구자 지원 사업(신진연구), 중견 연구자 지원 사업(핵심연구), 기초연구실 육성사업 및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유기물질로 만든 박막 트랜지스터(유기박막 트랜지스터)는 기존의 실리콘으로 만든 트랜지스터(무기박막 트랜지스터)와는 다르게, 충격에 강하고 종이처럼 얇으면서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 공정(진공공정)보다 경제적으로(용액공정) 만들 수 있어 현재 LCD와 PDP를 이을 미래 휘어지는 디스플레이(Flexible Display)와 같이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는 차세대 트랜지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특성을 좌우하는 유기 반도체 재료는 크게 단극성 반도체와 양극성 반도체로 나뉜다. 단극성 반도체로 만든 전자회로는 전력손실이 높고, 구동속도와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단점은 단극성 반도체인 p형과 n형 반도체를 상보회로에 함께 넣어 해결할 수 있으나,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한계가 있었다.
반면에 양극성 반도체는 전자와 정공을 모두 구동전하로 활용하고, 단극성 반도체에 비해 간편해 하나의 패턴 공정으로 전자회로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는 성능이 매우 낮아 전자회로를 만들 수 없어, 전하이동도가 높은 반도체 개발이 절실히 필요했다.
양창덕, 오준학 교수 연구팀은 거의 모든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 사용되는 소재(알킬사슬)가 아닌 무기물과 유기물의 혼성체(실록세인 가용화제)를 갖는 반도체 고분자를 합성했다. 또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과정에서 용액전단 공정법을 사용해 정공과 전자의 이동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물질은 기존의 양극성 고분자 재료 중에서 가장 높은 전하 이동도를 갖고, 지금까지 개발된 비결정성 무기박막 트랜지스터의 전하이동도보다 최대 4배가량 빠른 이동도를 구현해냈다. 최근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 연구팀에 의해 개발된 재료와 비교해도 정공은 2배 이상, 전자는 5배 높은 전하 이동도를 갖는다.
양창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고분자 반도체 재료를 이용해 유기전자회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기기, 센서와 스위치 등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며 “향후 차세대 휘어지는 전자소자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 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