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만 19세 이상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생활 및 스마트워크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워크에 대한 인지도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단어와 뜻을 모두 인지하는 응답자가 14.4%, 단어만 인지하는 경우는 45.8%로, 10명 중 6명(60.2%)이 스마트워크에 대해 들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54.7%) 보다 다소 높아진 결과이다. 스마트워크에 대한 호감도(73.1%)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단어는 물론 뜻까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스마트’라는 개념이 붙은 근무형태에 대한 막연한 기대치가 반영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직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업무형태를 일컫는 ‘스마트워크’는 창의적인 기업으로 표방되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의 주도 아래 새로운 기업 근무환경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최근 대중화된 모바일 환경이다. 회사 내에서만 진행하던 업무를 개인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무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에 대한 기업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스마트워크의 도입이 직장생활과 개인 사생활의 명확한 구분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효율적인 업무 수행으로 생산성 증대를 꾀하려는 스마트워크의 근본적인 취지와 달리, 일하는 시간만 늘어나는 비효율성과 항시 감시 당하는 듯한 사생활 침해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직장인이 선호하는 스마트워크 유형은 재택근무(54.6%), 원격근무(26.9%), 스마트오피스(18.5%) 순서였다. 실제 스마트워크를 이용해본 직장인은 아직 적은 수준으로, 스마트워크를 경험해보지 못한 응답자가 56.8%였다. 원격근무와 재택근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각각 23.9%, 20.5%였다.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재택근무는 가정 생활과 병행이 가능하며(43.6%, 중복응답) 생활 리듬과 업무 집중 조절이 가능하다(38.8%)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불필요한 비용의 지출 방지도 큰 장점(36.8%)으로 여겨졌는데, 특히 대표 및 사장(52.2%)의 응답비율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원격근무는 장소상관 없이 빠른 업무처리가 가능한 점(45.1%, 중복응답)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으며, 재택근무와 마찬가지로 생활리듬과 업무의 집중 조절(31.1%), 가정 생활과의 병행(28.7%)을 장점으로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재택근무와 원격근무는 인식되는 단점이 비슷하였다. 일과 개인 생활의 구분이 어렵고(재택근무 67.1%, 원격근무 48.7%, 중복응답), 회사 내 인간관계 형성이 힘들다는 점(재택근무 59.6%, 원격근무 47.5%)이 공통적으로 꼽힌 것이다.
반면 재택근무나 원격근무와 달리 회사 내에서 근무하되, 지정된 자리 없이 업무 성격과 개인 선호에 따라 이동하며 일하는 스마트오피스는 잦은 자리 이동과 그에 따른 업무 불안정(51%, 중복응답), 그리고 약간의 휴식도 노는 것으로 간주되는 분위기(49.2%)를 단점으로 꼽은 응답이 많았다. 스마트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유형과 마찬가지로 생활 리듬과 업무 집중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50.7%, 중복응답)이었다. 또한 직장 내 불필요한 소통이 감소하고(32.9%), 개인적인 일 처리가 가능하며(31%), 상사 눈치 없이 업무가 가능하다는 점(30.6%)도 장점으로 인식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한편 현재 다니는 직장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직장인은 전체 43.8%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였으며, 특히 평사원(37.7%)과 대리급(40.7%)의 만족도가 낮은 특징을 보였다. 다만 2011년 같은 조사(37.5%)에 비해서는 만족도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은 16.2%, 보통수준이라는 응답은 40%였다.
현재 직장에 만족하고 있는 직장인들은 그 이유로 일의 내용이 명확하고(47%, 중복응답), 일과 업무 자체가 좋기 때문(43.6%)이라는 응답을 많이 하였다. 일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42.5%)에 매력을 느끼는 직장인도 많았는데, 직급과 연령이 올라갈수록 응답률이 높아졌다. 또한 마음이 맞는 동료가 있는 것(29.9%)은 특히 20대(41.3%)에게 중요한 직장 만족도 요소였다.
반면 직장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역시 낮은 급여 수준(53.7%, 중복응답)이었다. 그 다음으로 일 내용이 자주 바뀌고(32.1%), 승진 및 보상이 없으며(29%), 사내복지가 안 좋은 점(28.4%)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일관성 없는 업무에 대해서는 30대(48.9%)가, 승진과 보상의 아쉬움에 대해서는 40대(37.8%)와 50대(45.2%)가 상대적으로 많은 불만을 느끼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의 66.4%는 많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자신은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한다고 평가하는 사람(57%)이 많았지만, 전체적인 사회시스템은 여전히 수동적이라고 바라보는 것이다. 10명 중 4명(40.7%)이 회사 일은 스스로 만족하는 것보다 주변 사람의 평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직장생활에서 자신의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려 깊은 태도(76.7%)가 필요하며, 부정적인 감정은 숨기면서(65.6%), 업무시간에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 해야 한다(65.1%)는 인식이 많았다. 10명 중 6명 정도는 회사 업무에서 요구되는 감정표현이 내가 실제로 느끼는 기분과 다를 때가 많으며(59.3%), 내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행동할 때 본래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경우(55.9%)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더 나아가 실제 감정을 숨기고 감정을 꾸며서 표현한다는 응답(48.5%)이 절반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