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우리나라에서 공장을 짓기 가장 좋은 지자체는 강원도 영월이며, 중소기업 창업지원은 창원과 동해시, 제주 등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지난해 5월부터 전국 6,2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기업의 주관적 만족도인 기업체감도를 조사하는 동시에 공장설립, 다가구주택 신축, 일반음식점 창업 등 6개분야에 대한 지자체 법규의 경제활동 친화성을 분석해 지역별 순위와 등급을 발표하고 이를 전국규제지도로 그려 공개했다.
이번 지자체별 순위발표와 규제지도는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첫 번째 열린 민관합동규제점검회의(끝장토론)에서 ‘피규제자(기업) 입장에서 지자체의 규제상황을 조사해 지역간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한 데 따른 후속조치로 작성됐다.
대한상의는 “우선 부문별로 1위부터 228위까지 순위를 매긴 후 이를 보기 쉽게 S(상위 5%)-A(5~30%)-B(30~70%)-C(70~95%)-D(95~100%)로 등급화했다”며 “규제지도는 색으로 표현되며 기업환경이 좋을수록 따뜻한 주황색에 가깝고, 나쁠수록 차가운 파란색에 가깝게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체감도는 경기 양평과 강원 양양이 100점 만점에 78점으로 1등을 차지했으며, 경제활동친화성은 충남 논산이 85.8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부문별로 공장짓기 가장 좋은 지역은 강원 영월(94.2점), 다가구주택 신축환경이 가장 좋은 지역은 경기 여주, 경북 김천, 전남 장흥 등 16개 지자체(100점)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창업지원은 경남 창원, 강원 동해, 제주도 등 3개 지자체 그리고 기업유치전략은 충북 보은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짓기 1위 지역인 강원 영월의 힘은 LTE급 행정처리였다. 인허가 기간이 전국 평균 42일이었지만 이 지역은 평균 12일로 가장 빨랐다. 건폐율은 70%(전국평균 68.5%), 용적률 350%(평균 318.6%)로 가장 높았고 경사도 제한 역시 25도로 전국 평균(19도)을 상회했다. 공장설립 시 가장 큰 ‘산’이라는 도시계획위원회는 서면심의를 제도화 해 위원들의 개인일정 때문에 허가가 지연되는 경우를 방지했고 반복심의도 3회로 제한하고 있다.
영월군은 올해도 농공단지에 수도권 공장 3개를 유치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친환경화장품, 중국수출용 TV, 국산 쌀국수 공장 등이 들어서 2017년까지 243억 원이 투자되고 100여명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올해 공장을 건립한 JLC(TV생산) CEO는 “공장설립승인 및 건축허가를 3일만에 끝내는 스피드 행정을 보여줬다”며 “군청 담당자가 다섯 번, 군수도 두 번이나 찾아와 애로를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영월 외에도 충북 단양, 강원 태백 등 17개 지자체가 S등급을 받았고, 경기 여주, 인천 부평, 충남 논산 등 54개는 A등급, 부산 서구, 대전 대덕, 전북 무주 등 118개는 B등급, 경남 김해, 경기 화성, 오산 등 28개는 C등급, 경북 청도, 강원 평창, 경기 남양주(최하위) 등 11개는 D등급을 받았다.
공장설립 부문은 입지제한, 경사도, 건폐율, 용적률, 총인허가기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민원우려 사전보완, 공장주차장 기준 등 10개 지표를 가중합산해 기업환경을 측정했다.
중소기업 창업지원부문은 경남 창원이 1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창업자금 지원금액이 2,76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평균 73억 원) 경남대와 공동으로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일구(일자리를 구하는)데이’를 19일에 열어 창업성공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제주도, 강원 동해, 경남 창원 등 11개 지자체는 S등급을 받았고, 서울 마포, 강원 양구, 충남 논산 등 61개는 A등급, 충남 부여, 전북 임실, 전남 진도 등 156개는 B등급을 받았다. 창업지원은 규제가 아닌 기업을 위해 더 뛰려하는 적극행정으로 C, D 등급이 없다.
기업유치지원은 충북 보은이 1위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조세감면 지원건수가 1,665건으로 최상위수준이고 보조금지원 인센티브도 24억 원으로 많았다.(평균 5억5천만원) 기반시설 지원 등에 대한 인센티브는 175억으로 높은 수준이었다.(평균 7억4천만원)
기업체감도 조사는 서울대 행정대학원(박순애 교수팀)과 공동으로 시행했으며, 경제활동 친화성 평가의 가중치는 김종석 홍익대 교수(규제개혁위원), 금현섭 서울대 교수, 이민창 조선대 교수 등 1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델파이기법으로 산정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전국규제지도가 만들어 진다는 소식에 일선지자체 현장이 달라지고 있다”며 “실제로 충남 당진, 서산 등은 공장설립제한 조례를 없앴고 청송군은 테라스영업 규제를 풀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객관적 기업환경도 더 개발해 지자체 규제행정을 선진화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기업환경 순위와 전국규제지도’를 대한상의 홈페이지(bizmap.korcham.net) 및 규제정보포털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상의가 주관한 이번 조사 및 분석은 국무조정실, 행정자치부, 민관합동규제개선추진단, 중소기업옴부즈만,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의 협력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