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자동차의 자동변속기에 사용되는 베어링의 납품가격을 8년간 답합해 시장경제를 어지럽힌 독일과 일본의 업체의 행태가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자동차용 베어링의 납품 가격을 담합한 독일계 셰플러코리아와 일본 제이텍트 등 2개 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75억여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적발된 담합 품목은 더블테이퍼롤러베어링으로 분류되는 고가·대형 베어링으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파워텍(이하 현대차 등)의 주문에 따라 제작해 판매했고, 자동차 자동변속기(Auto Transmission) 일부 모델의 입출력 축(shaft)에 사용됐다.
현대차 등은 제이텍트가 일본에서 생산해 단독 납품해 오던 것을 가격 경쟁을 통한 비용절감과 환율 리스크 감소 등을 위해 2001년 초부터는 셰플러코리아에서도 병행해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양 사는 가격 경쟁을 피하기 위해 2001년 5월 임원 회합에서 점유율을 50:50으로 유지하기도 하고, 생산량 조절과 가격안 교환 등을 합의했다.
이러한 담합은 2008년 6월까지 이어졌으며, 양 사는 매년 가격 변경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가격 계획을 상호 교환해 경쟁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이를 그대로 가격에 반영하기로 합의해 가격을 인상하거나, 인하폭을 최소화 해왔다.
공정위는 경쟁 사업자 간의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해 담합을 실행한 2개 사업자에 행위중지명령·정보교환 금지명령을 내리고, 셰플러코리아 약 55억 원, 제이텍트 약 20억 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조치로 자동차의 주요 부품인 자동차용 베어링에 관한 장기간에 걸친 담합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해 국내 소비자의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할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