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감이나 종이 등 두께 유지가 관건인 제품의 두께를 방사선의 일종인 베타(β)선을 이용해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국산화됐다.
섬유 제품의 품질 향상 및 고부가가치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제지, 필름, 플라스틱 분야에도 접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방사선계측기랩 하장호 박사팀은 섬유 생산 공정에서 제품과 접촉하거나 제품을 손상하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제품의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베타선 두께 측정장치’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개발된 장치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3~2006년 3년간 과학기술부 원자력중장기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자체 개발한 ‘베타선 미세 방사선 측정 이온 센서’에 방사성 동위원소(크립톤-85)가 내장된 동위원소부와 제어장치를 결합함으로써 완성됐다.
‘베타선 두께 측정장치’는 불활성기체인 크립톤(Kr)-85가 내놓는 베타선이 섬유를 통과하면서 미세하게 선량이 변화하는 것을 감지함으로써 섬유 원단의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해내는 장치이다. 섬유를 통과한 베타선이 이온 센서 안에 들어있는 아르곤 가스 둥과 반응하면서 생성되는 미세 전류의 흐름을 측정해서 통과한 물체의 두께를 계산해내는 방식이다.
금번 개발된‘베타선 두께 측정장치’는 나노(10-9) 암페어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해, 섬유 원단의 두께를 오차 ±1 퍼센트 이내(약 1g/㎡)까지 측정할 수 있으며, 센서를 포함한 모든 장치를 자체 설계 제작함으로써 기존 수입 제품의 절반 이하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돼 국내 섬유업체의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현재 일부 대형 섬유업체들이 원단을 포목하는 과정에서 수입 베타선 측정장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가격이 대당 1억원 이상으로 영세한 섬유업계가 도입하기 힘든 상황이다.
상당수 섬유업체들은 원단의 두께를 알기 위해 원단을 가공한 뒤 또는 공정을 중단하고 원단의 일부를 절취해서 중량을 측정하는 원시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불량 발생시 원단을 재가공해야 하는데다, 품질 요건을 맞추기 위해 필요 이상의 섬유 원사를 투입해 포목함으로써 원료 손실로 생산성과 경제성이 떨어지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중인 포목기는 약 500여대로 국내 시장 규모는 100억원대로 추산된다.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있어 섬유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로 수출도 기대된다.
하장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선계측기랩장은 “베타선 두께 측정장치는 범용 장비로 섬유 뿐 아니라 두께를 측정해야 하는 산업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며 “제지, 필름, 플라스틱 산업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인허가를 받는 대로 기술 개발을 의뢰한 업체(화인기계전자(주))와 함께 이 장치의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