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잇따른 감산, 적자 지속 '심각'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t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치솟는 원자재 가격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잇따른 감산과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이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현물시장(MOPJ 기준)에서 t당 995.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7일 종가 기준 1000.25달러로 마감했다. 8일 현재 여전히 강세를 보인 나프타는 t당 101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연초 가격인 t당 869.6달러에 비해 5개월 만에 무려 130달러 이상 폭등했다.
업계는 그동안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간신히 수익을 맞춰왔지만 원재료인 나프타 국제가격이 1000달러를 돌파, 더 이상 수익을 맞출 수 없다.
지난 1일 t당 에틸렌 가격이 1405달러에서 7일 1445달러, 프로필렌이 1345달러(1일)에서 1415달러로 상승했지만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과의 갭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이들 나프타와 에틸렌 가격 갭이 좁혀질수록 업체의 이익은 준다.
이와 함께 석유화학산업의 특성상 공정, 제품가공 정도에 따라 업스트림(나프타 쪽에 가까운 제품), 미들스트림, 다운스트림(최종 제품인 합성수지, 합섬원료 쪽에 가까운 제품)으로 나눠져 다운스트림업체는 제품가를 소비자들에게 반영하기 어려워 도산 위기까지 처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도 수익 악화로 이미 감산에 들어갔거나 감산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부터 석유화학 부문 공장 가동률을 계속해서 줄여 현재 80% 중반까지 떨어뜨렸다. 올 1·4분기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 또한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 나프타 가격의 지속적인 급등으로 2·4분기 실적 역시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4분기에 2276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올 1·4분기 291억원으로 급감했다.
SK에너지측은 “현 시점에서의 추가감산은 예정에 없지만 시장상황에 따라서 생산량을 조절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동률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80% 이하로는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GS칼텍스 역시 나프타가격 급등으로 인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4분기 1000억원 수준이었던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1·4분기에 657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2·4분기 실적 역시 지난해 대비 악화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석유화학 공장가동률은 93% 수준이다. 동부하이텍도 지난해 말 셧다운시켰던 스티렌모노머(SM) 공장을 당분간 재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벤젠과 SM, 파라자일렌(PX) 등 방향족 계통의 경우 나프타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토탈은 지난해 4·4분기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라 SM, PX 제품의 경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SM, PX 제품의 경우 적자이지만 변동비만 나오는 수준이며 공장을 돌리는 게 유리해 나프타 가격이 계속해서 올라가면 특단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토탈의 경우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제품의 차별화로 중국에 t당 1800∼1900달러에 수출해 SM, PX의 적자폭을 메워 나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유가가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나프타 가격이 다시 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