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데일리 최아름기자] 매년 새로운 스타가 나오며 대회 수도 늘고 있는 여자골프계. 반면 실력 있는 선수들이 해외 무대로 진출하면서 새 얼굴이 줄고 있는 남자골프계. 그래서일까. 여자프로골퍼들의 주가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반면 남자골프계는 찬바람만 불고 있다. 한국골프의 2011년 스토브리그는 어떨까.
지난해 국내에서 3명 이상의 여자선수들을 거느린 골프구단은 22개였다. 1~2명을 후원하는 기업까지 합치면 30개에 달하지만 올해엔 금융권, 건설업체, 용품업체 등에서 6개의 여자프로 골프단이 새로 생겨났을 정도로 기업들의 골프 마케팅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이것도 KLPGA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많은 기업들의 골프단은 여자선수를 선호하다보니 남자선수는 후원사가 없어 고민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여자골퍼는 오라는 곳이 많아 몸값이 하늘로 치솟았고, 남자골퍼는 스타급마저 갈 곳이 없어 하늘만 쳐다보는 꼴. 문제가 시급하다.
새집 찾아가는 선수는 누구?
국내 기업들이 여자프로골퍼에 푹빠지면서 너나할것없이 여자골프구단을 창단하고 있다. 지난달 한화그룹은 KLPGA투어 상금랭킹 4위 유소연을 포함해 윤채영, 임지나, 남수지 등과 2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유소연은 국내 최고 대우인 계약금 3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렸다. 여기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해외 전지훈련 비용, 개인 트레이너 비용 등을 포함하면 5억~6억 원을 지원받는 셈이다.
주방가구업체 넵스도 지난해 KLPGA투어 상금랭킹 2위 양수진과 재계약한데 이어 기대주 김자영을 영입하였다. 롯데마트도 편애리, 오안나를 영입해 올해 창단했다. 지난해 안선주를 후원했던 팬 코리아는 LPGA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은희와 이일희를 영입했으며, 유소연이 빠져나간 하이마트는 미국에서 국내로 복귀한 정일미와 송아리를 보강했다.
한국인삼공사는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포함, 남녀 5명 정도로 골프단을 구성할 계획이며, 이들 선수는 ‘정관장’ 로고가 달린 모자를 쓰고 국내외 투어에 나서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선수단을 총괄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도 내부적으로 골프단 창단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1승을 거둔 선수를 포함해 1부투어 선수 7~8명으로 골프단을 만들어 스포츠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도 문수영, 김지현, 최민경 등 3명으로 골프단을 구성했고, 기업은행도 3월 국내 선수 위주로 팀을 재편한다. 산업은행 계역의 KDB생명도 1분기에 골프단 창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카드업체도 정재은 양희영 등으로 골프단 구성을 추진 중이다.
여자골프구단의 황금기, 왜?!
뿐만 아니라 어느 저축은행은 골프단 소속 선수가 우승 할 때마다 보너스금리를 지급하는 골프정기예금을 판매했다. 이는 골프정규대회를 관람하는 재미와 함께 보너스금리 혜택을 기대해 보는 일거양득의 상품으로 고객에게 인기 있던 상품이다. 또한 기업들은 소속 선수들을 이용한 VIP 고객 대상 라운드나 다양한 이벤트 등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VIP 고객들도 남자보다는 여자프로를 더욱 선호한다. 남자프로는 주말골퍼들이 이용하는 티잉 그라운드보다 훨씬 뒤쪽에서 티오프를 하고 비거리나 실력에서도 많이 차이나지만 여자프로는 남자아마추어와 같은 티잉 그라운드를 사용하고 파워나 거리에서 별 차이가 없어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어 라운드 분위기도 여자 쪽이 더 화기애애하다.
이처럼 최근 많은 기업들의 여자프로를 선호하고 여자골프구단 창단 문의가 늘어나면서 정규투어 선수 대부분인 메인 스폰서가 있고 2부 투어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들은 스폰서가 있다. 또한 선수들의 계약금도 몇 년 전과 비교해 2~3배 이상 높아졌다. 이처럼 골프구단 창단이 황금기를 맞고 있지만 반갑지 않은 곳도 있다. 바로 서브 스폰서를 맡고 있는 의류·용품 업체다. 기존에는 현물만 지원받던 선수들이 최근에는 계약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타급 선수들의 경우 계약금이 두 배 정도 늘어나며 여자선수들의 몸값은 고공행진이다.
남자 골퍼들은 단벌신사?
여자골퍼들이 다들 자기 집을 찾아가는 ‘스토브리그’는 선수들이 시즌 내내 흘린 구슬땀을 보상받는 계절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의 구단은 남자골퍼에게 인색하기만하다. 여자선수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반면 남자선수들은 후원사가 없어 고민이다. 몇 년 전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모 남자선수가 수천만 원대에 스폰서 계약을 맺은 데 비해, 여자의 경우는 우승이 없어도 1억 원대를 넘는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물론 일부 특급 선수들은 억대 계약금을 받지만 나머지 선수들에게 억대 계약은 그림의 떡이다. 김도훈, 김비오 등 차세대 스타들을 후원해 성가를 높인 게임기업 넥스만 해도 뛰어난 선수를 영입해 홍보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젊은 유망주들을 장학사업 차원에서 지원했다가 ‘대박’이 난 사례다. 스타급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여자골프와는 전혀 다른 상황인 셈이다.
오죽하면 남자선수들 중에는 옷이 부족해 대회 때마다 똑같은 옷을 번갈아 입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여자투어보다 남자투어의 인기가 높으며 시장 규모도 3~5배 이상 차이난다. 그러나 유독 국내에서는 여자선수들이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KLPGA 투어의 경우 매년 새로운 스타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선수들도 스타성을 부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 KPGA 투어는 몇 년째 스타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해외로 발을 돌린 스타를 대체할 새 얼굴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11년에도 한국골프계는 ‘남저여고(男低女高)’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자매사 : 골프먼스리코리아 www.golfmonthly.co.kr / 02-823-83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