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은 지난 10여년간 유럽유통협회(Foreign Trade Association)가 지정한 노동위험국으로 분류돼 BSCI(Business Social Compliance) 감사를 받아왔다. 이는 유럽 주요 바이어들에게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코리아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KBA Europe, 즉 유럽한국기업연합회는 이에 대한 반박자료를 작성하여 유럽유통협회측에 한국을 노동위험국 명단에서 빼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연합회의 공동 대응으로 작년 연말 유럽유통협회는 위험국 리스트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올부터 유럽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BSCI의 감사를 받지 않게 됐다.
유럽한국기업연합회는 EU 통상총국에 플라스틱코팅지가 FTA발효로 영세율 혜택이 적용되는 품목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내용을 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집행위는 영세율 적용 사실을 확인한 후 홈페이지의 대한국 비관세장벽(NTB) 리스트에서 해당 내용을 삭제했다.
지난해 11월 8일 한국무역협회 주도로 유럽한국기업연합회(Korea Business Association Europe, KBA Europe, www.kba-europe.com)가 설립된 이후 작년말과 연초에 이 단체가 우리 기업의 대유럽 통상분야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낸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0여년간 브뤼셀지부에서 유럽진출 지상사 주재원을 중심으로 구성한 유럽한국경제인협회(KECEU)라는 조직을 만들어 운용해 왔다. 하지만 이 단체는 멤버들이 주기적으로 모여 골프를 치고 상호 정보를 교환하는 정도의 친목 기능에 머물렀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EU와 유럽국가들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비관세장벽(NTB)을 높이고, 담합과 특허위반 등에 통상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의 유럽지역 통상리스크는 증대되고 대규모 과징금 부과로 인한 금전적인 손실과 이미지 저하 등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진출 기업의 통상 애로를 해소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통상이익을 대변할 민간 단체를 만들 필요성이 높아졌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1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에 맞춰 대EU 통상이익을 대변할 민간단체를 새롭게 결성하고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이 단체가 바로 유럽한국기업연합회, 즉 KBA Europe이다. KBA Europe은 벨기에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했고, EU 집행위에도 로비단체로 공식 등록돼 있다. 이 단체 명의로 EU 집행위측에 직접 적인 통상애로 해결을 요청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압력을 넣을 수도 있게된 것이다.
이제 막 출발한 유럽한국기업연합회가 22만개의 회원사를 갖고 있는 ‘비즈니스 유럽(Business Europe)’이나,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와 같은 강한 조직력과 왕성한 활동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본도 지난 1991년도에 재팬비즈니스클럽(JBC)을 발족, EU와 유럽 각국을 상대로 한 강도 높은 통상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JBC는 70개 대기업을 회원사로 하고, 회원사당 연간 6000유로의 회비를 받고 있다. 소수 정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KBA Europe은 현재 총 95개 회원사를 확보하고 있다. 초대회장은 네덜란드에서 유로스카이텍스라는 물류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이욱현 대표가 맡고 있다. 김재환 삼성물산 유럽법인장 등 17명이 부회장이다.
95개사중 67개사는 일반회원으로 한국기업의 유럽 지상사 및 교민 기업으로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다. 특별회원은 유럽의 현지 기관, 기업 등으로 가입시 옵저버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난 3월 28일 저녁 7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KBA Europe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이 날 회의에서는 회원 확대와 올해 주요 활동 계획이 심도있게 논의됐다.
2014년도 말까지 회원을 140개사로 늘리고, 내년말에는 200개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진성 회원이 200개사를 넘어서 결속력이 강화되고, 활동이 왕성해지면 상황이 달라지게 된다.
허문구 무역협회 브뤼셀 지부장은 이 날 회장단회의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KBA Europe이 개최하는 행사에 유로의회 의원 등의 유력인사를 초청하면 그들이 참석하도록 해야한다”며 회장단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했다.
KBA Europe이 강력한 대EU 통상압력단체로 조기에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인다. 무역협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산업부와 외교부도 조직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 23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현지 교민기업의 이익을 대변할 통상단체 활성화 방안을 마련, 보고했다.
통상이익을 대변할 단체를 결성할 지역은 유럽,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라질 등 10곳으로 정해졌다. 이 가운데 미국, 일본, 유럽, 싱가포르, 인도 등 5곳은 무협이 주도하여 지역 KBA를 결성, 운용할 계획이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5곳은 상공회의소가 맡아 지역KOCHAM 조직을 만들어 통상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KBA Europe은 올해 △유럽진출 기업의 통상현안과 비즈니스 애로사항 해결 △통상정보 제공과 설명회 및 개별 자문을 통한 회원서비스 강화 △한-유럽 합동 비즈니스 포럼 개최(5월) △제3차 한-EU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과 연계한 ‘Korea Night’ 개최 △통상이슈별 설명회 및 매치메이킹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무역아카데미의 글로벌인턴쉽 수료생 25명을 6개월간 회원사에 파견하는 특전을 제공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회계 컨설팅 제공 등 대회원 실무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