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한국은 ‘한-미 FTA’와 관련,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한-미 FTA에 대한 불만을 표하며 재협상 의지를 내비쳐 왔으며 후보 시절에는 한-미 FTA가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협정이라고 비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한-미FTA 제조업 수출효과 재조명’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이처럼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촉구하는 요인에 대해 분석했다. 산업연구원은 2012년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수지가 악화된 것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또한 2016년 기준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 규모가 200억 달러를 초과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제시했다.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FTA 발효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기타제조업 등의 제조업종이 이를 주도했으며, 자동차와 일반기계는 FTA 발효 이후 미국의 대세계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경기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FTA 발효 이후 제조업의 수출 증가는 자동차산업이 주도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산업의 대미 수출은 FTA 발효 이후 92억 달러가 증가했는데 이는 제조업 전체 증가액인 179억 달러의 절반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한, 미국의 FTA 발효 이전 자동차산업 수입액은 1천828억 달러였으나, FTA 발효 이후 수입액은 2천619억 달러로 대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다음으로 큰 폭의 수출 증가를 보인 업종은 일반기계(23억 달러), 철강(17억 달러), 기타 제조업(20억 달러) 등이다. 일반기계 역시 미국의 대세계 수입이 FTA 발효 이후 급증했으나,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발효 이전의 3.6% 대비 0.5%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철강과 기타제조업은 대세계 수입증가율보다 대한국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 철강과 기타제조업은 FTA가 없는 상황에서 관세율이 이미 1%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관세인하가 대미 수출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 관계자 측은 “철강과 기타제조업은 FTA를 미상정한 경우의 대한국 관세율 수준이 각각 0.6%와 0.3%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일반기계 역시 대한국 관세율 수치가 2%를 초과하지 않아 FTA의 관세 인하 효과가 대한국 수입증가를 주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미국이 문제 삼는 대한국 무역적자가 FTA 발효 이후 제조업의 수출증가에서 기인하는 것은 사실이나, FTA의 관세 인하가 우리 제조업의 수출을 견인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산업연구원은 오히려 관세인하보다 기업의 전략 변경이 수출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미국의 대한국 수입의 상당부분은 우리 기업의 해외직접투자와 연관돼 있으며 실제로 FTA 발효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미국 해외직접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는 한국과의 교역이 일자리를 감소시키기보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음을 의미해 무역과 투자를 연계해 미국의 통상압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