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인공지능(AI) 스피커들이 저렴한 가격, 또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조건에 판매되고 있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계열사의 유료음악이용권과 연계해 AI 스피커의 기기값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으로 불과 몇 년 전까지 생소했던 AI 스피커가 이제는 많은 이들이 판매 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구입해볼만한 기기가 됐다.
그러나 이를 직접 사용해 본 이들은 AI 스피커가 음악을 주문하면 바로 틀어주고 알람을 맞춰주는 것이 즐거움을 주긴 하지만 이러한 기술을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에는 아직까지는 부족한 측면이 많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렇듯 아직은 소비자에게 칭찬받을 정도의 수준이 아닌 기술력에서 보급을 먼저 시작한 이유에 대해 KT경제경영연구소는 기업들이 기술을 꽁꽁 숨긴 채 다듬는 것보다는 우선 오픈 후에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개선점을 찾아가는 것이 보다 유리하다는 것을 과거 스마트폰에서의 경험을 통해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기업들이 유료음악이용권과 연계해 기기값을 거의 무료에 가깝게 판매하는 전략은 AI 스피커를 향후 다양해질 콘텐츠 플랫폼의 전략적 시작 포인트로 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 문형철 교수는 “유료 컨텐츠를 스마트폰이 아닌 AI 스피커를 통해 즐기다 보면 TV에 이어 유료 콘텐츠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제3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도 AI 스피커를 통해 음악 재생 외에 뉴스나 팟캐스트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콘텐츠 영역은 타 분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미니는 자사의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연동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문형철 교수는 “‘음성’에 주목하는 밸류 컨텐츠가 우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디까지나 음성으로 주고받는 것이 메인인 스피커이기 때문에 음성 UX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과 적합한 콘텐츠들이 우선적으로 완성도를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외국어 번역이나 회화 연습, 동화책 읽어주기와 같은 컨텐츠는 이런 면에서 매우 잘 어울리는 분야이다.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한 것들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기기인 스마트폰에서 하면 불편할 수 있는 콘텐츠가 AI 스피커들과는 굉장히 잘 들어맞는다”고 소개한 뒤, “반면, 음성만으로는 완연한 경험이 되지 않고 중간에 반드시 시각적인 확인을 해야 하는 음성 뱅킹 같은 서비스는 AI 스피커를 통해 충분한 경험을 제공받기 힘들기 때문에 좀 더 우선순위를 뒤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