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도급거래에 있어 불공정 거래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하도급 불공정 문제 해결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행사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을 비롯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남주 실행위원(변호사), 중소기업중앙회 정욱조 혁신성장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표한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사업체 수의 99.9%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44.5%가 하도급업체다. 하도급업체의 매출액 80.8%는 원사업자에 대한 납품을 통해 창출된다.
중소기업은 대기업 대비 임금수준은 63%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3.6% 차이가 나는 등 대·중소기업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7년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 해소, 자율적 상생협력모델 수직적·수평적 확산, 법집행 강화 및 피해구제 실효성 제고 등의 내용을 담은 ‘하도급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남주 실행위원은 서울시와 경기도 등 주요 지자체가 공정경제 관련 부서와 위원회를 신설해 불공정 행위 근절을 위한 행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법적 근거가 미흡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남주 실행위원은 “전속거래 및 PB상품 거래에서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사업자 비율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피해 구제 제도의 미비, 납품단가 후려치기 등의 문제로 인해 하위 거래단계로 갈수록 거래조건이 악화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현재 국회에서 다수의 하도급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하도급법 개정안 66개 중 41개가 처리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실시한 ‘하도급거래 관련 정부정책 및 부당 하도급대금 지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행은 과거 대비 개선 됐다는 응답이 42.6%로 높게 나타났으나, 악화됐다는 응답 또한 7.3%로 조사돼 일부 중소기업의 경우 여전히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2018년 매출액 기준 10억 원 미만 소기업의 경우, 악화됐다는 응답을 한 비중이 12.8%에 이르고 있어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불공정 하도급거래의 피해를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입고 있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서면미교부, 하도급대금부당 결정 등 하도급법 위반행위에 관해 과징금을 부과했고, 한국조선해양에도 유사한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삼성중공업에도 같은 혐의를 두고 조사하고 있는 바, 조선산업 전반에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가 만연해 있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김 위원은 “피해기업들은 공정위 과징금 부과 이후에도 피해구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민사소송에서 증거 확보 곤란으로 패소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입법부나 행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절을 위한 사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법의 적용범위 확대, 전속적 하도급 거래 강요 금지 규정이 강화돼야 한다”며 “불공정 하도급 거래로 인한 피해구제 및 하도급 공정화를 위한 행정력 강화,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 현행법 운영상 미비점을 개선·보완해야 한다”고 김 위원은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