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원 기자의 로깅] 채용시장 한파 뚫는 열정 가득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 경험해보니…

[산업일보]

청년들은 구직난에, 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요즘, 채용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한 취준생은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거의 전단지처럼 뿌리고 다니는 것 같다”며 취업에 대한 조바심을 토로했다.


코엑스에서 14일과 15일 이틀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제17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가 열려 자소서와 이력서를 넉넉히 준비해 다녀왔다.

이번 행사에는 제조·생산·R&D·건설, 의료·제약업, 서비스·미디어업, 화학·소재업, 판매·유통업, IT·정보통신업, 금융·은행업 등의 업종에서 175개사가 참가했고, 1700여 채용공고 건이 올라왔다.


‘이 많은 구인 공고 중에 중에 내 자리 하나쯤은 있겠지’하는 마음으로 일찍이 사전접수가 필요한 취업특강, 취업컨설팅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신청도 마쳤다.

박람회에서 만난 문 모씨(28세)는 “참가기업에 사전 서류 지원을 해둬야 심층 면접까지 가기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직접 현장에 와서 인사를 하고 직무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외국계 기업 지원은 처음이라 영문이력서 첨삭관에서 컨설팅부터 받아보기로 했다. 자유양식 이력서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돋보이는 구성을 고민하게 되는데, 전문가에게 원하는 직무에 맞는 내용 전개와 표현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이력서를 수정한 뒤 본격적으로 기업상담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외국계 기업은 경력직 채용이 많다고 들어서 신입 채용이 있는 곳들을 적극적으로 살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기업 관계자는 “현직자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직무 관련 질문을 많이 해주시면 얻어가는 게 많을 거예요”라고 조언했다. 직무 및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 잠재력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경력 없이 표현하기 어렵다 느꼈는데, 서류 단계에서부터 면접관과 소통하고 질문하면서 적극성을 드러낼 수 있었다.

기업상담관을 한 바퀴 둘러보고 한 편에 마련된 휴게라운지에 앉았다가 옆자리 남자분과 담소를 나누게 됐다. 한국어가 유창하신 듯 했는데 한국에서 석사 과정이 곧 끝나 취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베트남에서 온 응웬 씨(30세)는 “영업 관련 직무를 희망해서 최대한 여러 기업을 돌아보고 있다”며 “지난달 외국인 유학생 채용박람회에도 다녀 왔지만, 여기가 훨씬 참가기업과 구직자들이 많아 기대도 되고 그만큼 경쟁률도 걱정된다”고 웃어 보였다.

박람회에 참가한 A기업은 “매년 꾸준히 참여해 새 직원을 채용해 왔다”며 “첫날 오전부터 많은 지원자가 찾아 줬다”고 기뻐했다. B기업도 “바로 지원자를 만나볼 수 있는 게 채용 박람회의 큰 강점인데,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규모가 더 커져서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구직자들은 불안함을 안은 채로 한결같이 진지하고 열정이 넘쳤다. 구인 희망 참가기업들도 인재들의 발길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홍보했다.

이번 채용박람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바라며, 앞으로도 정부의 다양한 채용 지원 정책을 통해 기업이 찾는 구직자, 구직자가 찾는 기업이 퍼즐 조각처럼 제 짝을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