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배터리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음극재인 흑연 용량 한계(이론용량 372mAh/g)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용량 실리콘(이론용량 4,200mAh/g)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소재의 경우 낮은 전기전도도 뿐만 아니라 충·방전을 반복하면 부피가 팽창해 장기 안정성이 저하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해 현재 상용 음극재로 사용되고 있는 흑연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박호석 교수(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실리콘 기반 고엔트로피 합금(high entropy alloy) 소재를 통해 고용량, 장수명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양한 조성의 원소들로 이루어진 실리콘 기반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개발, 한 가지 소재로 구현하기 어려운 물성을 부여해 실리콘의 성능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고에너지 볼밀링 합성법을 사용해 합성 방법의 공정을 최소화하면서, 고용량의 실리콘(Si), 고반응성의 인(P), 빠른 리튬이온 전도성을 가진 게르마늄(Ge), 자가 복원력을 가진 액체 금속의 갈륨(Ga)의 장점을 도입한 GaGeSiP3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GaGeSiP3 소재의 경우, 고전류 밀도에서도 949mAh/g의 높은 율속 용량을 보였고, 2천회 충·방전 이후에도 1천121mAh/g의 높은 용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호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튬이온전지 에너지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핵심 소재인 실리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반응성이 높은 인(P) 원자에서도 처음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실리콘 기반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 설계 기준을 제시한 만큼 향후 다양한 조합의 고엔트로피 소재 합성을 통해 구조 및 조성 최적화, 배터리 성능 향상을 위한 양극 최적화 등의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