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이 이어지면서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올해는 ‘버티는 해’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는 15일 여의도 중기중앙회관에서 중소기업인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산업별 대응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2025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현대경제연구소의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2025년 대외 경제 환경 변화와 한국 경제 전망’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맞이하는 한국 경제의 난맥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공유했다.
주원 실장은 “2025년은 살아남아야 하는 해”라고 하면서도 “한국 경제가 위기를 맞이하고는 있지만 이미 많은 위기들을 극복했기 때문에 상반기를 잘 넘기면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망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 리스크를 차치하고라도 세계 경제는 중성장 기조에 돌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과 중국은 성장률이 전년보다 낮아질 것이지만, 유로존과 신흥‧개도국에서의 완만한 경기 회복 흐름이 미국과 중국의 저성장을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
금리와 환율 등 경제이슈에 대해 주원 실장은 “금리의 경우 한국은행과 연준이 공통적으로 ‘고금리 시대의 종결’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한 뒤 사견을 전제로 “트럼프 정부에서 주장하는 감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고, 이럴 경우 한국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율에 대해서는 “일단 올해 연말까지는 1,400원 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고, 개인적으로는 1,4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일부에서는 1,500원 이상으로 치솟을 것이라고도 하지만 외환위기 때만 1,500원을 넘었기 때문에 1,500원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새벽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와 향후 진행될 탄핵과정과 관련해 주원 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예로 들면서 “직무정지 기간에 코스피와 환율이 호조를 보였는데 그때는 한국경제의 체력 자체가 좋았다”며 “지금은 그때 당시 정도의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기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해 주원 실장은 “미국에서 발생하는 무역적자의 주요 대상국이 중국과 멕시코, 베트남인 만큼 이들이 트럼프의 관세정책 표적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막을 경우 중국은 ‘밀어내기’에 돌입하면서 한국으로의 수출을 확장하게 될 것이고, 이는 수출기업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