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중국의 AI(인공지능) ‘딥시크(DeepSeek)-R1’이 던진 ‘저비용·고성능 AI’ 충격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딥시크-R1이 OpenAI의 ‘o1'보다 추론 능력이 우수하다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AI 산업에서 후발주자가 선두주자를 앞지르는 ‘스프투니크 모먼트’가 발생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국회에서는 ‘딥시크 쇼크’ 사태 대응책과 대한민국 AI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긴급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딥시크 쇼크’대응과 AI 발전 전략’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4일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회·AI진흥TF단·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민희·김현·김우영·노종면·박민규·이정헌·이훈기·한민수 의원 및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 (사)한국인공지능협회가 주최했고 인공지능정책원·한국정보공학기술사회·AI이용자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인공지능정책원 정락현 원장이 간담회의 좌장을 맡은 가운데, AI이용자진흥원 이주석 원장·SKT 글로벌 사업개발실 고영선 부사장·네이버 퓨처 AI 하정우 센터장·마음AI 최홍섭 기술대표 등 국내 AI 전문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터넷진흥과 장기철 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딥시크에 대한 여러 의견과 다양한 한국 AI 진흥 정책을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를 향해 “과학기술에는 정책이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만 바라봐야 한다”라며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개회사에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총성이 울렸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딥시크는 순수 중국 국내파들이 만든 토종 기업으로,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계를 대폭 지원하고 인재 육성과 과학기술인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라며 “중국 내 AI 벤처기업이 4천 700개 사가 넘고, 지난 10년간 AI 특허가 미국의 6배에 달하는 결과를 낳았다”라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딥시크로 인해 AI는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고, 대한민국은 어떻게 포지셔닝을 해야 할 것인지가 우리 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다”라며 “오늘 긴급 간담회를 AI 종주국, 과학기술 종주국이 되겠다는 꿈을 위한 첫 이정표로 삼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제(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정부에 5조 원 이상의 AI·R&D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라며 “과학기술은 한국의 가장 확실한 미래 먹거리이자 피할 수 없는 생존 전략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국가AI위원회’가 설립된 지 5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한 번도 회의가 없었다”라며 “‘국가AI위원장’인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문제 제기에 나섰다.
그는 “최상목 권한대행에게 국가AI위원장 역할을 대행할 것을 요구한다”라며 “각국의 정상들이 AI 발전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이때, 우리 정부는 사령탑이 없는 형국”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도 “현재 여야 간 갈등을 겪고 있는 추경에는 AI 관련 예산과 산업 회복, 경제 성장 예산이 포함돼 있다”라며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을 비롯해 민주당의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을 테니 신속한 합의를 바란다”라고 의견을 보탰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딥시크 사태를 통해 그동안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에 집중되던 AI 담론을, 소프트웨어로 시선을 돌린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에 따라 사용자의 선택은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