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일보]
암 수술 중 암세포 잔존 여부를 시각화해, 수술 의사결정을 돕는 초소형 레이저 현미경이 등장했다.
암 수술의 성공 기준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암 조직을 모두 절제해 내는 것이다. 수술 후 잔존 암세포를 확인하려면 절제연(resection margin) 중 일부 조직을 채취해 병리과에서 판독해야 하는데,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조직검사 시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수술실에서 환자의 환부를 열어두고 대기하거나, 암세포가 남아 있는 경우 추가 수술을 해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브이픽스메디칼(VPIX Medical)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초소형 레이저 현미경과 디지털 생검 플랫폼을 ‘바이오 코리아(BIO KOREA) 2025’에서 소개했다.
이 기업이 출품한 제품은 현미경 모듈을 초소형화했다. 검사가 필요한 절제연에 염료를 도포한 뒤 현미경의 끝단 부를 접촉하면 실시간으로 시각화가 가능하다. 염색된 절제연에 레이저를 송출한 뒤 발생하는 형광 신호를 수집해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1마이크론(µm) 크기까지 구분 가능한 해상도를 제공해, 세포 수준의 디지털 조직 이미지를 획득할 수 있다.
디지털 생검 플랫폼은 수술실과 병리과의 즉각적인 소통을 지원한다. 현미경을 통해 획득한 디지털 조직 이미지가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고, 병리과의 판독 결과 역시 수술실에서 확인할 수 있어 효율적인 수술 진행을 돕는다.

기존처럼 떼어낸 조직을 대상으로 하는 체외진단용 제품도 있다. 조직을 염색한 뒤 제물대 위에 올려 조이스틱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촬영한다.
브이픽스메디칼의 김규영 CTO는 “뇌종양을 시작으로 전립선암, 두경부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라며 “잔존 암세포 확인을 위한 이미지 획득 과정을 간소화해 신속하게 암 수술을 마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식약처 인증과 미국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보건신기술(NET)’인증도 획득했다”라며 “추후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MDR 인증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는 병리과에서 판독 가능한 디지털 조직 이미지 취득에 머물러 있지만, 데이터베이스 구축 후 진단 보조 AI(인공지능)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병리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시설에서도 수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바이오 코리아는 삼성동 코엑스(COEX) C홀에서 9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