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따라 강남 가서 나만의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 톤웨이브시스템의 정제욱 대표도 그랬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지인을 따라갔던 콘서트장에서 TV로는 느낄 수 없던 들뜬 현장 분위기에 압도됐다고 회상했다. 현장의 여러 소리를 컨트롤하며 자연스럽고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음향 엔지니어의 역할에 매료됐다.
학업을 마치고 꿈을 좇아 음향 회사에 취직했다. 음향엔지니어 일을 배우기 시작한 뒤 음향전문자격증도 취득했다. 2021년 톤웨이브시스템을 설립, 각종 행사에 필요한 음향시스템을 기획·운영하며 방방곡곡을 뛰고 있다.
톤웨이브시스템은 9월에 들어서며 성수기를 맞았다. 봄철과 함께 가을 초입은 각종 행사가 많은 시기지만 선선해진 날씨에 다양한 야외 축제도 연달아 열리고 있다. 인터뷰를 앞두고 맡았던 ‘가을 한강페스티벌’은 13일부터 22일, 11개 한강공원 일대에서 펼쳐졌다. 밴드와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다양한 악기가 투입되는 행사였다. 가족과 연인들의 즐거운 분위기가 가득한 현장에 덩달아 들뜬 기분으로 즐겁게 일했다고 했다.
정제욱 대표는 “야외공연은 특히 날씨가 중요하다. 이날은 다행히 날씨가 나쁘지 않아서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소리가 날씨 영향을 많이 받고, 특히 습도에 민감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행사 전 음향 커리큘럼에 맞춰 소리의 진행을 분석하고 소리 딜레이 상황을 고려해 튜닝을 한다. 게다가 우천 상황에는 장비들에 방수포를 덮는 등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신경 쓸 게 느는 만큼 여러모로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전국 곳곳을 다니며 매일 달라지는 현장과 날씨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정 대표는 꼼꼼한 시뮬레이션을 노하우로 꼽았다. 먼저 행사 전 사전미팅을 통해 시스템 운영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한다. 회의를 거쳐 실제와 비슷한 음향구성의 가상 프로그램을 반복적으로 진행해본다.
라이브 행사에서 갑작스레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들에 완벽히 대처하기 위해서다. 행사 시작 전 진행하는 리허설은 행사 관계자 모두가 참여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에 앞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시뮬레이션은 차별성을 갖는다.
서울광장 일대에서 지난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3일간 이어진 ‘서울거리예술축제 2023’에서도 이런 준비성이 빛났다. 행사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무교로 등 여러 지점에서 진행됐고 크고 작은 무대가 곳곳에 위치했다. 전 직원이 주력했고 여러 장비가 고루 투입됐다. 정 대표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던 행사였다고 했다.
“톤웨이브시스템은 음향 렌탈 전문회사이기 전에 전문성을 가진 서비스업에 속해 있습니다.”
정 대표는 “서비스업에서 친절, 신뢰, 전문성을 필수조건이라 생각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여기에 실력과 기술력까지 겸비해 전 직원이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시스템과 장비도 트렌드에 맞춘 최신형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여가와 문화생활을 풍족하게 해줄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부터, 알차고 뜻깊은 정보 공유의 장이 되는 포럼 및 학회 행사들에는 현장에 맞는 적절한 음향이 필수다. 완벽할 때는 티가 나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음향 사고는 행사 진행에 큰 불편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 대표는 “톤웨이브시스템의 비전은 BEST(최상의 사운드를 위한 철저한 준비), PERFECT(완벽함을 위한 전문성), NEW(멈추지 않고 계속 전진하는 변화)다”라며 “모든 참여자가 만족스럽게 참여하는 행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