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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리포트②]믿어도 될까?… 자율주행 시대 견인할 '신뢰의 기술'
임지원 기자|jnews@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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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V 리포트②]믿어도 될까?… 자율주행 시대 견인할 '신뢰의 기술'

사이버보안·AI·데이터로 본 상용화 조건… 해킹 리스크와 예외상황 대응력이 핵심

기사입력 2025-07-18 18: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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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자동차는 이제 '기계'가 아니라 '움직이는 컴퓨터'입니다."

차량의 제어, 기능, 성능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자동차 산업 전반이 격변기에 들어섰다.

[SDV 리포트] 두 번째 편에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핵심 조건으로 사이버 보안 리스크, AI 신뢰성, 그리고 제도적·사회적 수용성 세 가지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SDV 리포트②]믿어도 될까?… 자율주행 시대 견인할 '신뢰의 기술'

자율주행 단계에서 레벨3(L3)는 시스템이 위급상황에서 운전자에게 통제를 넘기는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하지만 '고도 자율주행' 수준의 L4는 운전자 개입이 전제되지 않는다.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보안·데이터 기반의 통합적 신뢰 확보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차량의 다양한 데이터와 기능이 통합되면서 편의성에 대한 기대만큼 보안 우려도 급증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이 원격해킹주행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인식한 완성차 제조사들은 공식 해킹대회나 보안 콘테스트를 열어 보안 취약점을 미리 테스트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보안기업 시낙티프(Synacktiv)의 연구팀은 지난 2023년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된 국제 해킹대회 '폰투온(Pwn2Own)'에서 2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테슬라 모델3 시스템 해킹에 성공했다. 이들은 블루투스 및 에너지 관리 인터페이스의 취약점을 파악해 실제 차량 제어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해킹, 주행 중인 차량문을 열 수 있었다.

업스트림 시큐리티의 '2024년 글로벌 자동차 사이버 보안' 보고서는 2023년 자동차 및 스마트 모빌리티 생태계 관련 딥 웹과 다크 웹 활동이 165% 급증했다고 경고한다. 같은 해 3월 기준 국내 커넥티드카 누적 대수가 700만 대를 돌파한 상황에서, 이러한 보안 위협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네트워크 기반 초연결 시대의 도래, "사이버보안 전환기"

유럽은 이같은 문제에 대응해 글로벌 자동차 분야 사이버 보안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아우토크립트 심상규 CTO는 유럽의 사이버보안 정책 흐름에 대해 "유럽은 지금 커넥티드카에 대한 안전보안을 고려해서 법 체계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중"이라며 "단순히 자동차 하나를 위한 법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디바이스들을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CRA(Cyber Resilience Act)는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제품에 사이버보안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심상규 CTO는 이에 대해 "자동차 안의 부품들은 CRA의 영향을 받으며, 수입·유통업체에도 적용돼 보안이 부족한 제품은 유럽 시장에 아예 진입조차 못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 CTO는 "자율주행이라는 개념에 있어서 승용차만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자율주행은 모든 움직이는 물체들에 다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사이버 보완의 관점을 넓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핸드폰과 자동차, 자동차와 도로, 디바이스와 이를 조작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 등 연결은 계속 확장된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라며 "자동차 보안은 이제 정보 보안, 융합 보안, 물리 보안을 아우르는 새로운 보안 분야로 진화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SDV 리포트②]믿어도 될까?… 자율주행 시대 견인할 '신뢰의 기술'

멀티태스크·멀티모달·롱테일 대응, 자율주행 AI의 조건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고군분투도 계속되고 있다.

라이드플럭스 정하욱 부대표는 "인공지능(AI) 모델의 취약성은 처음 보는 데이터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라며 "자율주행 기술의 빠른 발전을 위해서는 AI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피력했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카메라 영상을 기반으로 주변 환경을 빠르게 감지하고, 객체의 움직임을 예측해 적절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은 하나의 입력으로 여러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크 러닝(MTL)' 구조를 통해, 객체의 위치·속도·종류 등 다양한 요소를 정밀하게 인식한다.

카메라 외에도 레이더, 라이다 등 여러 센서 데이터가 더해져 인지 정확도를 높이는 '멀티모달' 방식도 필수적이다.

정하욱 부대표는 자율주행 환경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상황에도 AI가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이른바 '롱테일(long-tail)' 문제에 대한 확장 가능한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 분야의 ‘롱테일(long-tail) 문제’란, 발생빈도가 적은 희귀하고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데이터 수의 부족을 일컫는다. 직진 주행처럼 자주 발생해 학습 데이터가 충분한 일반적인 상황 외에, 사람이나 동물이 갑자기 튀어나오거나 낯선 물체가 등장하는 등의 드문 상황은 그만큼 학습 데이터도 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부대표는 도로에 쓰러진 트럭을 하늘로 오인식해 사고로 이어진 사례를 들며 "AI가 학습하지 않은 낯선 물체를 만났을 때 이를 억지로 분류하지 않고 '모르겠다'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라이드플럭스는 앞서 AI 학회 'CVPR 2023'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인지기술 향상을 주제로 연구논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AI SW의 비정형 객체탐지(OD) 성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하급법을 제안했으며, 인지·판단 결과에 대한 AI의 불확실성 추정 기술에 대해 지속 연구중이다.

데이터 부족 한계에 대해서는 고품질 데이터로 보완할 수 있다는 긍정적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부대표는 "음성인식 분야도 이같은 방식으로 개선돼 왔다"라며 "중간 정답을 가진, 편향성이 적은 고품질 데이터 활용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려 한다"라고 했다.

[SDV 리포트②]믿어도 될까?… 자율주행 시대 견인할 '신뢰의 기술'

추격하는 한국, 산업계 뒷받침·사회적 수용성 함께 가야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은 End-to-End(E2E)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오는 2026년까지 로보택시 100만대 운행을 목표로 내걸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엣지 케이스(비일상적 돌발상황) 데이터를 신속하게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슈퍼컴퓨터 '도조(Dojo)'를 활용해 빅데이터 처리 및 AI 학습을 수행 중이며, 자체 개발한 FSD 칩을 차량 내 임베디드 시스템에 적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E2E 분야를 독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재관 자율주행기술연구소장은 "종합적인 판단 하에 한국만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라며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용 산업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정부 주도로 SDV API 표준을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오픈 SDV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표준화와 규격화에 나서고 있다"라며 "한국도 자율주행 상용화를 적기에 실현하려면 SDV API 표준화를 본격 추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 소장은 또 "불완전한 센서 기술과 사이버 보안 위협 등으로 인한 이용자 불안도 해소해야 한다"라며, 기술 뿐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 확대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 전역에서 운영 중인 '심야 자율주행 택시' 등을 일례로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실증을 넘어 실제 운행 환경에서의 적용성과 수용성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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