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AI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금방이라도 AI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꿀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AI를 운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전력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는 AI 3대 강국을 꿈꾸는 한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8일 국회에서 열린 ‘AI시대의 4세대 SMR 전략토론회’에서 서울대학교 황일순 명예교수는 AI시대를 맞이해 SMR(소형모듈원전)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AI시대의 SMR 개발정책 혁신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황 교수는 “AI가 전력을 대량으로 소모하기 때문에 세계가 원전 건설을 대폭 증가시키기 시작했다”라며 “우라늄의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재활용을 추진 중인데, 한국은 이를 위해 2035년에 예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을 성공적으로 개정해 재처리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황 교수가 이번 토론회에서 강조한 것은 기존의 경수형 SMR이 아닌 제4세대 고속로 SMR(AMR)이다. 황 교수는 “4세대 SMR은 출력을 빠르게 변동할 수 있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연동식 분산 발전에 최적화됐다”라며 “향후 5년이 첨단 SMR인 AMR 기술 상용화의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사용과 송전선 문제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AMR을 도입함으로써 송전선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성공할 경우 AI 선진국으로의 입이 좀 더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황 교수는 "한국은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AMR 기술을 개발해 5년 후에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함에도 한국은 백과사전식으로 추진하고 있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라고 지적한 뒤 “이렇게 된 데에는 산학연을 비롯한 정부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자리에서 그는 지난 30년간 서울대·UNIST·KAIST 등 대학 연합이 개발한 초소형 LFR(납냉각고속로) ‘마이크로 우라누스(Micro URANUS)’의 상용화가 정부 지원 거부로 좌절됐던 사실을 먼저 털어놨다.
이어 “2024년 미국과 영국이 상용화 의사를 밝혀 정부 부처와 협의해 기술 이전을 추진했으나, 이후 과기정통부로부터 일체의 회신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황 교수는 “Micro URANUS는 AI데이터센터는 물론 다양한 산업에 모두 적용돼 세계의 탈탄소 노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국비 투입이 불가할 경우 영국으로의 기술이전을 포함한 해외 진출에 동의해 주길 바라며, 해외에 기술을 이전하더라도 한국에 제작 파운드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