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미래는 오직 전동식이다.” 세계적인 사출성형기 기업 스미토모(SHI) 데마그가 K 2025 현장에서 사실상 ‘유압 시대의 종언’을 고하며 던진 출사표다. 회사는 독일의 정밀 엔지니어링과 일본의 첨단 드라이브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솔루션을 대거 공개하며, 에너지 효율, 정밀 제어, 디지털 통합을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표준을 제시했다.
전동화 전략: 8대 전동식 장비로 ‘지속 가능한 생산성’ 구현
스미토모 데마그는 전시에서 IntElect 시리즈를 포함한 8대의 전동식 사출성형기를 공개했다. 특히, 전동 고속 성형에 특화된 신형 PAC-E 시리즈 2대를 세계 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장비들은 일본의 전동 드라이브 기술팀과 독일 엔지니어링 센터의 공동 개발로 탄생했으며, 포장·의료·정밀 부품 시장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빠른 사이클과 안정된 품질을 구현한다.
알렉산더 슈필 자동화 사업 개발 이사는 “전동화는 단순히 동력원의 전환이 아니라, 공정 제어의 정확성·반복성·에너지 절감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이라며, “스미토모 데마그는 이를 전 세계 고객의 생산 환경에 맞게 표준화된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왔다”고 밝혔다.
2K IntElect와 PAC-E 시리즈, 고속·다성분 성형의 진화
전시의 핵심 장비 중 하나는 350톤급 IntElect 2K 멀티 컴포넌트 사출기였다. SAM-C20 로봇과 결합된 이 셀은 이중 사출(2K) 구조를 적용해, 복합소재 및 다중 색상 성형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노즐 간격 조정 기능과 R-포지션 옵션을 통해 공간 효율성과 정밀도를 높였으며, 통합된 안전장치·로봇·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전체 셀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어할 수 있다.
또한 420톤 PAC-E 전동 고속 사출기는 포장용 캡 및 클로저 생산 데모로 운영됐다. 이 장비는 2초당 72개의 캡을 생산하며, 스위스 CAPrint의 인라인 디지털 프린팅 모듈을 통해 몰딩과 인쇄 공정을 통합했다. 생산 셀에는 Z-Moulds의 72캐비티 금형, Eisbär의 금형 제습 시스템, IMDVista의 비전 검사 및 자동 포장 시스템이 함께 구성됐다.
또 다른 PAC-E 모델은 의료용 생산 라인을 위한 데모로, 다수 캐비티의 의료컵 및 혈액 채취 튜브를 빠른 사이클로 성형했다. Zubler의 자동화 시스템과 Otto Hofstetter 금형이 결합된 이 셀은 청정도와 반복 정밀성을 강화한 사례로 소개됐다.
LSR(액상 실리콘 고무) 협업 전시: 파트너십 기반 기술 통합
K 2025에서는 IntElect LSR(액상 실리콘 고무) 사출기도 주목을 받았다. 스미토모 데마그는 Nexus 및 Kracht 등 파트너사 부스와 공동 전시를 통해 LSR 전용 장비 3대를 선보였다.
Jens Dickel LSR 계정 매니저는 “LSR 성형은 반복 정밀도, 에너지 소비, 제품 품질 등 모든 요소에서 정밀 제어가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 기계·금형·공정 기술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며, 신뢰 기반의 기술 공유가 실제 문제 해결 속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로봇·자동화·디지털 통합: myAssist 플랫폼과 협소 공간 솔루션
스미토모 데마그는 전시 현장에서 SAM-C5 독립형 로봇을 통해 자동화 역량을 강조했다. IntElect 75톤 장비와 결합된 이 시스템은 전체 높이가 3m 미만으로, 공간 제약이 큰 생산라인에서도 설치가 용이하도록 설계됐다. 로봇 제어는 6초 이내의 사이클에 맞춰 최적화되어 있으며, IntElect의 개방형 제어 시스템과 완전 통합된다.
이와 함께, 디지털 통합 플랫폼 ‘myAssist’가 전시 전 장비에 연결돼 운영됐다. 토마스 실링 디지털 솔루션 제품 매니저는 “myAssist는 OPC UA 기반으로 구성돼, 사용자가 필요한 데이터 모듈을 선택해 생산 품질 정보를 시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데이터 분석 인프라가 부족한 생산 환경에서도 품질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활용할 수 있도록 단순화된 모듈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룹 시너지: SHI 네트워크 기반의 기술 융합
스미토모 데마그는 Sumitomo Heavy Industries(SHI) 그룹의 일원으로, 금속가공·자동화·정밀기계 부문의 다양한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Leifeld와 Nihon Spindle Manufacturing이 공동 개발한 Moriyama Mixer가 함께 소개됐다. 이 장비는 청소 용이성 및 빠른 재료 전환을 지원하는 유연한 혼합기로, 유럽 표준을 충족하는 안전 설계와 유지보수 효율성을 갖췄다.
아나톨 자텔 스미토모 데마그 CEO는 “K 2025는 SHI 그룹 전체의 협업 역량을 보여주는 무대”라며, “지속가능한 개발과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 부문 간의 기술 공유와 상호 신뢰가 핵심”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