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은 완전 비선형 방정식 해(解)의 정칙성(regularity)을 밝히고 이를 이용해 해의 기하학적 구조(geometric property) 규명 등 완전 비선형 방정식에 대한 연구 공로로 이기암 교수(43세)를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기암 교수는 편미분 방정식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학적 성질만을 고집하지 않고 기하학적 성질 등을 응용한 독창적인 방법으로 수학적 난제를 해결해왔다. 수학분야 이외에도 수학분야가 기하학, 위상학 등 타 분야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감안해 실제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에 응용가능한 분야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자연현상이나 사회현상의 모델과 예측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ax + bx = c’와 같은 단순한 일차방정식이 아니라 이차방정식 또는 그 이상의 방정식처럼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비선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 닥치는 순간마다 결정하면서 사는 것처럼 경제나 자연현상 등도 매 순간 결정되는 방식이 있는데 이것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모델이 ‘완전 비선형 방정식’이다.
완전 비선형 방정식은 비단 수학분야뿐만 아니라 얼음이 녹는 현상, 열전도와 같은 자연현상, 주식시장이나 물가 예측과 같은 경제학적 문제 등에 중요하게도 응용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지난 3년간 비선형 방정식의 결과로 얻어지는 해가 규칙적인 것을 밝히고, 이를 이용해 결국 서로 비슷한 모양(기하학적 모양)을 가지고 해가 같아지는 현상(점근성)을 규명했다. 또한 불규칙한 데이터가 포함된 편미분 방정식의 해 또한 유동적인데 크게 관찰하면 일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해 균질화된 방정식을 얻어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는 등 수학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고유함수의 기하학적 성질에 대한 문제나 포물형 방정식 해의 기하학적 성질에 대한 문제와 같은 여러 가지 알려진 문제(open problem)들을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재료공학의 재료 균질화 문제나, 경제학의 금융제어문제, 게임이론과 같은 응용학문에 적용할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이 교수는 지난 10년간 콜럼비아대, 텍사스 오스틴대, MSRI, IPAM과 같은 세계적인 대학과 연구소 등에서 35회의 초청강연을 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3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타 학문분야와 비교해 인용지수가 유난히 낮은 수학분야는 일반적으로 유명한 논문도 1편당 10회의 인용지수를 기록하기도 어려운데, 이 교수가 2003년에 발표한 ‘Geometrical properties of solutions of the porous medium equation for large times, Indiana Univ. Math. Journal’은 22회가 인용되는 등 총 139회의 인용지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01년 이후 Communications on Pure and Applied Mathematics (4편), Inventiones Mathematicae (1편), Duke Mathematical Journal (1편), Archive for Rational Mechanics and Analysis (2편)에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는 수학분야 상위 5%에 속하는 저널로 타 분야와 비교해 각 저널에서 발행되는 논문의 수가 매우 적은 점을 고려하면 업적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러한 연구 업적들에 대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서울대 부교수 승진 시 조기정년을 보장받았고, 2006년 6월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학술상, 2008년 봄학기 대한수학회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기암 교수는 “자연과 사회의 현상의 복잡함이 우리 인간의 한계에 대한 끝없는 도전을 요구하듯이 이와 관련된 수학분야에 대한 우리의 도전도 끝이 없을 것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다른 중요한 문제인 특이점에 대한 연구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