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휴대폰,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 등 디지털 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만 19세~44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종이책과 전자책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12년 독서인구는 여전히 많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기기 보유자의 86.9%가 종이책을 읽었다고 응답했고, 전자책을 이용한 경험 또한 61%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2011년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종이책 0.5%, 전자책 1.3% 가량 소폭 상승한 수치이다. 전자책 이용은 역시 태블릿PC 보유자(80.7%)와 전자책 단말기 보유자(96.1%) 사이에서 크게 두드러졌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전자책 유형은 스마트폰 APP(80.8%, 중복응답)이었으며, 태블릿APP(23.8%)과 서점에서 판매하는 e-book(22.1%)의 이용 비중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디지털기기의 대중적인 보급으로 인한 미디어의 변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변화를 더욱 큰 위기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문, 책과 같은 활자매체다.
그 중에서도 디지털 환경에 가장 익숙하지 않은 책의 경우 아마도 장기간의 근본적인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전자책의 등장과 보급은 책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전자책 단말기와 태블릿PC가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감소하는 독서활동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종이책을 선호하는 독서 인구는 여전히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책의 두께가 전하는 무게감과 활자를 읽어내려 가며 느끼는 종이의 감촉은 디지털기기가 쉽게 재현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즉, 전자책이 아직까지는 기존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는 독서환경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도서 유료 구입 비중은 종이책 56.8%, 전자책이 25.7%였다. 2011년 도서 유로 구입 비중(종이책 56.2%, 전자책 40.3%)과 비교했을 때 전자책 유료구입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종이책 구입경험자(773명)들은 인터넷서점(85.4%, 중복응답) 또는 시내 대형서점(64.8%)에서 주로 책을 구입하였다. 종이책의 구입비용으로는 월평균 1~2만원(44.9%) 또는 1만원 미만(21.3%) 지출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도서 정보는 주로 서점에서 직접 확인하거나(59.6%, 중복응답) 인터넷에서 독자평을 참고(59.2%)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자책은 1~2천원(20.8%), 2~3천원(18%) 부터 6천원 이상(18.3%)까지 구입비용의 분포가 다양하였으며, 책에 대한 정보는 이전 도서 구매자의 댓글/리뷰(48.7%, 중복응답)와 도서순위(44.7%), 다운로드 및 구매횟수(34.8%)를 통해 얻고 있었다.
전자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많은 도서를 한번에 넣고 다닐 수 있고(67.1%, 중복응답), 종이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45.7%) 점이 꼽혔다. 구입시간과 인력이 절약되고(44.9%), 원하는 페이지를 바로 찾을 수 있으며(33%), 무제한 데이터로 제한 없이 책을 보관할 수 있다는 점(28.4%)을 장점으로 꼽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한 부담 없이 책을 읽는 습관이 커질 것(28%)이라고 내다보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실제 전자책을 유료로 이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394명)들의 경우에는 휴대성이 좋고(71.1%, 중복응답),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53.8%)을 구입 이유로 가장 많이 들었다. 전자책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분야는 문학(40.5%, 중복응답)이었으며, 만화(28.4%)와 자기계발서적(24.1%), 잡지(22.8%), 건강/취미/실용서적(22%)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책을 이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연령대로는 대부분 대학생(66.4%, 중복응답)과 고등학생(34.2%)을 꼽았다.
전자책 관련 인식 조사에서는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의 65.4%가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자책의 활성화가 개인의 독서량을 좀 더 증가시킬 것이라는 데에서는 공감하는 의견(35.5%)과 동의하지 않는 의견(21.6%)이 다소 엇갈렸다. 또한 자녀의 교육 및 학습효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27%)는 기대가 2012년 조사(34.6%)보다 낮아진 점도 주목할만하다.
한편 대중들은 여전히 종이로 된 책의 소장가치를 높게 바라봤다. 전체 83%가 종이책을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응답하였는데, 이는 2012년(78.5%)보다 종이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의견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향후 종이로 된 책을 읽는 사람은 결국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41.2%)이 적지 않았으며, 특히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독서 시간이 감소할 것이라는 시각(56.8%)이 2012년(47.9%)보다 조금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