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전기업 69% “흑자경영 中”…
이전비용 회수까지 ‘2년5개월’ 걸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 10곳중 7곳은 현재 흑자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으로 옮긴 후 이전비용을 회수하는데는 평균 2년 5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최근 지방으로 이전한지 2년 이상 된 기업 300곳의 경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재 경영실적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69.4%가 ‘흑자상태’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적자상태’라는 답변은 30.6%였다.
부문별 경영성과를 지방이전 전후로 비교해보면, 전 항목에서 이전 전에 비해 나아졌다는 응답이 많았다. ‘매출이 늘었다’는 기업이 53.4%, ‘고용이 증가했다’는 기업은 45.5%로 ‘감소했다’는 응답을 앞질렀다. 근무환경과 자금사정에 대해서도 ‘개선됐다’는 응답이 각각 40.6%와 36.0%로 ‘악화됐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대한상의는 "지방이전기업의 흑자경영 비결은 저렴한 인건비와 지가를 바탕으로 가격경쟁력이 향상되고, 주거래처 인접 지역으로 이전하다보니 운송비가 줄고, 업무효율성이 향상된 탓“이라고 분석했다.
#1. 20년간 시화공단에 소재하던 중장비 제조업체 A사는 지난 2010년 포항으로 이전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전한지 3년만에 매출이 30% 가까이 늘어난 것. A사는 “포항에 있는 주거래기업과의 거래비중이 80%를 웃돈게 이전 이유”라며 “거래처와 가까이 있다보니 운송비가 줄고, 의사소통도 원활해져 경영효율이 배가됐다”고 말했다.
실제, 지방으로 이전하게 된 동기에 대해 응답기업들은 ‘싸고 넓은 부지 확보’(47.3%)를 첫 손에 꼽았고, 이어 ‘거래처 근접?다른 업체의 권유’(23.9%), ‘신사업 진출, 신시장 개척’(12.5%)을 차례로 꼽았다.‘‘이전에 따른 정부 지원’ 12.1%, ‘기타’ 4.2%’
이전지역 결정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로는 가장 많은 기업들이 ‘입지경쟁력’(46.2%)을 꼽았고, 이어 ‘타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26.5%), ‘지가수준’(14.0%), ‘고용여건’(6.8%), ‘정책환경’(6.1%) 등의 순으로 답했다. <‘기타’ 0.4%>
대한상의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기업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개편으로 올해 지원규모가 1,017억에서 1,413억원으로 늘고 지방 신설투자의 지원대상도 중소?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확대돼 기업의 지방투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원확대에도 불구하고 미비한 고용여건이나 제반 SOC·인프라가 지방이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경영환경 중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분야로 응답기업들은 ‘고용여건’(57.6%)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SOC·인프라여건‘(14.0%), ’금융여건’(11.7%), ‘행정지원여건’(8.7%)을 차례로 꼽았다.‘‘비지니스 서비스’ 6.1%, ‘기타’ 1.9%’
#2. 2009년 안산에서 충남 보령으로 이전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B사는 이전 후 일거리는 많지만 일 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B사는 “인력조달이 어려운데다가 연령대가 높아 숙련공으로 양성할만한 젊은 사람을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라며 “R&D 연구직은 구할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분야별 미비점으로는 고용여건에서는 ‘인력확보 곤란(86.3%)’을, SOC여건은 ‘도로 등 인프라 부족에 따른 물류불편(36.1%)’을 꼽았다. 금융여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부족(44.0%)’과 ‘담보위주의 대출관행(36.0%)’을, 규제 및 행정여건에서는 ‘복잡한 행정절차(50.0%)’와 ‘비제도적 규제 및 관행(25.0%)’을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지방이전시 정부의 지원서비스를 이용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이용했다’(67.8%)는 응답이 ‘이용하지 않았다’(32.2%)는 답변을 앞섰고, 가장 도움이 된 지원서비스는 ‘세제감면’(47.1%), ‘입지보조금 지원’(38.2%), ‘금융지원’(8.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설비투자보조금’ 3.0%, ‘컨설팅(이전행정절차 무료대행)’ 2.9%>
지방이전 촉진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세제감면 확대’(23.9%), ‘인력수급여건 개선’(22.3%), ‘기반시설 확충’(16.3%), ‘기업금융 확대’(14.0%) 등을 들었다. <‘저가 산업용지 공급’ 13.6%, ‘정주여건 개선’ 6.8%, ‘기술개발·R&D 지원 강화’ 3.1%’>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우리기업들이 해외투자 대신에 국내투자, 특히 지방투자를 선택하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방투자에 대한 세제감면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확대와 지방근무 R&D 인력에 대한 소득세공제 혜택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정부에서도 기업투자와 인프라 여건을 개선하고 우수인력을 유인할 만한 생활환경 조성에 보다 힘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