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기계 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며 국가경제 발전의 바로미터로 최근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내경제 향상,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동반성장’이 강조되고 있다.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공단은 중소 협력기업의 제품품질, 생산공정,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실시해 생산 최적화를 도출하고 품질 및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공장 만들기 지원’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바, 그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경남 김해의 고즈넉한 시골풍경을 지나 한참을 구불구불한 시골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주)대우산기, 에스피엔지니어링(주), 은진금형과 (주)흥삼이라는 회사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현대중공업(주)의 1차 협력기업인 하이에어코리아(주)의 2~3차 협력기업이라는 것 외에도, 저간의 중소 제조업체들과는 다르게 깨끗하게 정돈이 된, 이른 바 ‘스마트공장’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들이 현행 모기업과 1차 협력기업 중심의 동반성장을 2~3차 협력기업으로까지 확산시키기 위한 사업 모델인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이하 재단)의 스마트공장만들기의 한 축인 ‘하이에어혁신단2기’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다.
스마트공장만들기는 최근 재단이 주력을 다하고 있는 산업혁신운동 3.0의 모태가 된 지원 사업으로 2011년부터 2013년 8월 현재까지 동화엔텍혁신단, 영풍전자혁신단, 하이에어혁신단 등 총 24개 혁신단에 93개사가 참여 중이다.
1988년 설립된 국내외 조선기자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이에어코리아는 선박 및 해양 플랜트용 냉동기, 공기조화기, 송풍기, 파이어 댐퍼 등을 생산해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세계적인 중공업 및 조선사들에 납품하고 있다. 총 4개의 생산 공장이 그 규모만 해도 162,688㎡에 이르는 이 회사는 지난해 3,933억의 매출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재단과 함께 혁신단을 꾸려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이번 하이에어혁신단2기는 하이에어혁신단1기의 성공에 힘입어 에이비앤에스의 윤종덕 컨설던트의 도움으로 대우산기, 에스피엔지니어링, 은진금형과 흥삼까지 총 4개사가 참여해 전사적인 3정(정품·정량·정위치) 5S(정리·정돈·청소·청결·습관화) 활동을 지난 5월 2일 시작해 7월 25까지 12주-3개월 동안 진행했다.
△작업환경(통로확보, 청소 및 정리·정돈, 환풍기 설치 등 환경개선) △자재관리(원자재 적재함 배치 및 치수별 정리) △공정관리(물류흐름에 따른 장비 및 설비 재배치, 생산공정 Lay-out 개선, 치공구 정비 및 식별관리체계 구축) △설비관리(설비 청소 및 점검, 도색, 설비별 상태관리를 위한 관리대장 부착, 칩받이 및 웨이트발란스 설치) 개선을 주요 활동으로 설정하고 각사의 대표이사까지 참여한 교육을 시작으로 혁신활동을 진행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개월이 흐른 후, 나타난 결과는 실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DHC FAN, Plenum FAN 등 제관품을 생산하고 있는 대우산기는 생산제품들의 크기 자체도 클뿐더러 그 종류도 다양해 개선 전 현장을 보자면 어디가 통로이고, 어디에다 자재를 보관해야 하는지 등,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태였다. 그러나 신기택 사장을 비롯한 전 직원들이 3정5S에 대한 의식 고취를 시작으로 청소부터 시작해 공장바닥을 도색하고 각종 보관대를 제작하고 환풍기를 설치하는 등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통로확보 등 물류개선에도 힘썼다.
그 결과 불량률이 감소한 것은 물론 생산에 소요되던 시간과 생산비용은 15%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작업자들의 능률 향상으로 재 작업률도 크게 감소해 연간 1억 3천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제품의 품질 개선에 재투자하게 된 것은 물론 하이에어코리아와 신제품 개발 계획도 세울 수 있게 됐다.
Template, Weather louver 등 발전설비 부품이나 환경기기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에스피엔지니어링은 공장 내·외부 모두 청소 상태가 불량한 것은 물론, 적치대가 부족하고 물품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작업자의 통로확보도 어렵고 안전상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에 각각의 담당자를 정하고 공장 전체의 레이아웃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눈에 보이는 깨끗한 공장으로의 탈바꿈을 위해 전 직원이 합심했다.
그 결과 소재공급 및 필요공구 준비시간이 단축되고, 사상시간 및 출하시간 크게 단축되는 등의 눈에 보이는 효과 외에도 직원들의 의식이 전환되고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고취된 것을 가장 큰 효과로 꼽을 수 있겠다. 혁신 활동에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참가한 장세욱 사장은 “그동안은 직원들이 ‘하기 싫은 것’에 대한 생각만 했다면, 이제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책임감을 가지게 됐으며 정리정돈은 품질향상의 기본이며 더 나은 회사로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을 스스로가 깨닫게 됐다”고 흡족해 했다.
자동차 Lever, Pump Cover 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은진금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기저기 어지럽게 쌓여져 있는 원재료들이었다. 특히 이제는 사용할 수도 없는 불용재료들까지 함께 섞여있어 이들을 정리정돈하고 매각해 비록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재원마련에 보탬이 되는 등 더욱 극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이 회사는 사출실, 조립실, 각 창고까지 3개 구역으로 구분해 청소를 실시하고 정리정돈 하는 등 현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외에도 전등을 교체해 밝기를 조절하고 사무용 책상과 컴퓨터를 새로 마련하는 등 외적인 투자도 아끼지 않아 불량률이 1%에서 0.5%로 개선되고 개선안 발굴 역시 월 10건에서 16건으로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은진금형 송선준 사장은 재단의 스마트공장만들기 사업을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향후에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정 위치 정돈을 생활화 하는 외에도 전 공장을 LED 등으로 교체하고 사출작업대를 교체하는 등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마지막으로 하이에어혁신단2기 4개사 중 가장 큰 실효를 거뒀다고 자신하는 흥삼의 경우, 자체적으로 공장 재정비에 힘쓰던 중 재단의 지원 사업을 알게 됐고 기쁜 맘으로 합류하게 됐다. 닥트 및 공조부품, U-Band 등을 생산하는 홍삼은 프레스 공장부터 U-Band 공장, 제관 및 용접 공장, 조립 공장까지 총 4개의 공장에서 가공부터 용접, 도색, 조립까지 전 공정을 다루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고 복잡했다. 자재 및 공구들이 정렬이 안 돼 있는 것은 물론 작업공간과 통로는 거의 구분이 없었으며 바닥에는 페인트가 튄 자국부터 흙, 먼지까지 뒤엉켜 있었다. 이들 이물질들을 제거하고 바닥을 재정비해 페인트로 도색하는 일부터 시작해 전기배선들을 정리하고 배선함에 덮개도 만들어 달았으며 프레스 금형들, 자재들도 종류별로 정리했다. 또 사용하지 않는 설비들은 과감하게 매각했으며 적재대, 팔레트 등도 새롭게 칠하고 정리했다. 물론 이 작업들은 공장을 잠시 멈추며 까지 진행해야 했기에 금적적인 부분이나 시간적인 부분에서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웠고 또 전 직원들이 함께 동참해야 했기에 지금까지 문제없었는데 세삼 왜 일을 만들어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점들을 모두 감수하고 혁신 사업에 매진한 결과 ‘환골탈태’를 논 할 수 있을 만큼 공장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공장이나 설비가 깨끗해지고 눈에 보이는 공정관리가 가능해진 것은 물론 초기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던 직원들도 개선된 공장의 모습에 놀라는 한편, 향후 유지관리에도 더욱 주력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노력하는 등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불량률이 감소하고 생산소요 시간이나 출하대기 시간이 감소돼 납기준수율이 33% 이상 향상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흥삼은 재단의 사업을 완료한 현재에도 2014년 12월 31일 완료를 목표로 적치대 정리정돈, 재고수량 관리, 기계위치 재조정 및 공간 조정, 정위치 정돈 생활화 등 지속적인 3정5S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박기곤 사장은 “재단의 스마트공장만들기는 좋은 품질과 정확한 납기로 보답하기 위한 혁신적인 공장 개혁의 작은 시작이 됐으며, 앞으로 계속 노력하고 발전해 그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동안 공장을 개선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시도하지 못하고 있던 차에 실무를 담당한 이문호 부장의 권유로 올해 초부터 자체적으로 여러 개선사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는 그는 이제 하이에어코리아와 재단의 도움으로 ‘스마트공장’으로의 탈바꿈에 날개를 달게 됐다고 감사한 마음을 피력했다.
한편 이들 2기 혁신단의 성공으로 하이에어코리아에서는 SET 준비율이 15%나 개선돼 현재 95% 수준에 이르렀으며 납기준수율 역시 10% 성장한 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외주 협력도 또한 70점에서 95점으로 상승했으며 기업 이미지는 ‘현장을 보여주는데 부끄러운 현실’에서 ‘보여주고, 찾아가고 싶은 현장’으로 탈바꿈했다. 납기 및 품질의 외주 신뢰도 또한 70점에서 90점으로 상승했으며 총합 시너지를 연결한 통합생산체계 구축이 가능하게 됐다. 1기 혁신단에 이어 2기 혁신단의 성공까지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하이에어코리아는 근거리에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게 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으며, 향후에도 꾸준히 혁신단을 꾸려 지원 사업을 이어가는 한편 2~3차 협력기업들과의 동반성장에 더욱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