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개인정보를 도용, 위조상품을 대량 밀수해 유통시킨 택배업체 대표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청장 최동해) 국제범죄수사대는 상표법 위반혐의로 모 택배 대리점장 김모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공범 서모씨 등 중국 제조책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조사에서 김씨는 제3자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루이비똥 등 중국산 위조 상품 16,000여점(진정상품 기준 208억원 상당)을 마치 개인구매상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한 뒤 유통시킨 뒤 경기 일산의 개인 창고에서 재포장 해 전국 30여명의 위조 상품 중간 거래업자에게 배송하는 방식을 취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시에 따라 이들 위조 상품을 배송한 배송기사 차모씨(36)등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이들로부터 루이비똥 등 유명 브랜드가 부착된 시가42억원 상당의 루이비똥 가방 등 3,200여점 (1.5t 트럭 4대분량)을 압수했다.
이들은 정상적인 택배업체인 것처럼 가장해, 2014년 07월경부터 개인정보가 도용된 개별 배송 상품 16,000여점을 김포공항 화물터미널로부터 인수한 후, 물품 포장에 부착된 운송장에 자신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표식으로 위조 상품을 분류해 경기 일산의 비밀 창고로 옮겨와 사전에 위조 상품을 주문했다. 이어 전국의 중간 거래업자 30여명에게 재포장 배송하는 방식으로 진정상품 기준 시가 약208억원 어치의 위조 상품을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자인 공범 서씨로부터 위조 상품임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을 주고 받을 때 단속을 피하기 위해 중국 SNS앱인 QQ를 통해 암화와 같은 식별 문자를 주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QQ는 중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SNS앱으로 한국인들이 이 앱을 통해 위조 상품을 거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경찰관계자는 전했다.
개인정보(성명, 주민번호, 주소, 전화번호)16,000여건 도용
위조 상품의 단속이 강화되자 16,000여명의 개인정보를 도용해마치 이들이 자가소비용으로 물건을 구입한 것처럼 가장, 개별 배송을 받아 자신들의 범행을 숨김은 물론 통관에 필요한 세금도 피했다.
관세사 및 통관 사무의 허점
통관에는 김모관세사가 통관 사무를 대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는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이들 물품이 위조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통관 업무를 진행했고, 통관을 담당한 김포세관 특송계에서는 이번 건과 같이 개인구매용으로 수입되는 위조상품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답변으로, 피의자들은 이런 통관 사무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지능화된 위조상품 유통 방식
과거 국내 판매용 위조 상품을 해상운반 컨테이너에 정상 화물로 위장, 일시에 대량 밀수하던 방식이 단속에 적발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여러 개인정보 취급 업체로부터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이용, 개별 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물품 포장지 운송장에 영문 표식 (예: jh, rh 등)을 해 항공 화물을 통해 국내로 보내면, 국내에 있는 피의자들이 김포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위와 같은 영문 표식이 된 물품을 분류해 택배용 차량에 실은 뒤, 경기 일산의 비밀창고로 옮겨 아르바이트를 고용 재포장 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와 같이 재포장된 물품은 기존 개인정보에 의한 배송지는 무시된 채, 사전에 관리하던 전국의 위조 상품 중간 거래업자에게 재배송하는 방식으로 유통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택배회사의 차량을 이용했기 때문에 일반인의 의심과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중국에서 국내로 물건을 조달해 배송한 서씨의 인적사항과 그 소재를 파악중이며 이들 일당들로부터 위조 상품을 공급받아 판매한 중간 도·소매 업자 30명의 명단을 입수, 혐의점 파악을 통해 소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또한 같은 방법으로 위조 상품을 유통하는 점조직이 더 있다는 첩보에 따라 세관 자료 등을 토대로 추가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