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 외면한 금형정책
분양가 비싸 엄두도 못내 … 영세업체 지원은 ‘전무’
부천시가 5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올해에만 16억4천만원을 지원하고 내년부터 282억원을 쏟아 붇는 금형산업 육성책이 금형업체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시는 2011년까지 총사업비 1천13억원을 들여 금형집적화단지 조성, 금형기술지원센터 건립, 금형기술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다수 금형업체들은 부천시가 현재까지 금형산업 육성을 위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으며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금형산업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도, 믿지도 않는 분위기다. 부천시 금형지원사업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거대한 금형집적화단지, 영세한 금형업체
약 800개에 이르는 부천의 금형업체들 중 80%가 근로자 10명 이하의 영세업체들이다.
근로자가 30명 이상인 업체는 전체의 10%도 안된다.
그러나 부천시의 금형지원책은 이 10%도 안되는 80여개 업체에 집중돼 있다.
5월경 분양에 들어가는 금형집적화단지는 300평에서 500평을 기준으로 평당 470만원에 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300평을 평당 470만원에 분양받으려면 14억1천만원이 필요하다.
춘의동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이 모씨는 “과연 14억여원을 들여서 금형집적화단지에 입주할 금형업체가 부천에 몇 개나 되는지 알고 싶다”며 “혹시 자금이 남는 기업들이 부동산 투자 차원에서 입주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산업단지보다 세금감면을
부천시는 영세업체를 위해 5천평 규모의 임대형산업단지를 동시에 조성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임대형산업단지는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다. 임대료 역시 영세업체가 입주하기에는 턱없이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도당동에서 금형업체를 운영하는 박 모씨는 “5천평 규모의 임대형산업단지라면 50평 단위로 자른다해도 100개 업체 밖에 입주를 못한다”며 “그마저도 임대료가 비쌀게 뻔한데 우리 같은 영세업체는 안중에도 없다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박 씨는 “영세업체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도움은 금형기술인프라 구축 같은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 세금감면이나 세제지원 같은 실질적인 도움”이라고 주장했다.
◆장비를 어떻게 사용하라고?
영세업체가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밀금형업체로의 변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머시닝센터나 고속가공기 같은 고가의 금형가공기계가 필요한데 금형집적화단지 내에 금형기술지원센터를 건립해 영세업체들이 첨단고가장비를 돌아가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부천시의 계획이다.
지금도 부천디지털금형센터에서 이러한 역할을 일부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부천에서 10년 넘게 금형회사를 다닌 근로자나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중소기업 금형부장이나 부천에 디지털금형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근로자 이 모 씨는 “실질적으로 원스톱시스템을 갖추지 않는다면 장비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금형집적화단지에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소극적인 마인드가 기업 쫓는다
부천시와 부천금형사업조합의 소극적인 마인드도 문제로 지적된다. 어느 기관도 부천시의 전체 금형업체 수를 제대로 파악한 적이 없다. 근로자가 300명이 넘는 관내 유망금형기업에 대해서도 해당업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식이다.
최근 코스닥에 상장한 S엔지니어링에 대해 부천사업조합 관계자는 “자기들이 관심이 있어 찾아오면 지원해 줄게 있나 알아보는 거지, 우리가 나서서 해줄건 없다”고 밝혔다.
S기업 금형부장은 “왠만큼 규모가 있는 금형업체들은 남동공단과 시화공단 조성 때 이미 다 빠져나가고 부천에는 영세업체들만 남았다”며 “그나마 남아있는 금형업체들의 부천이탈을 막으려면 금형단지 조성보다는 적극적인 서비스 마인드와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