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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어디 투자할 곳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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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어디 투자할 곳 없나?'

기업대출은 위험하고 가계대출은 정부가 제동 걸어

기사입력 2009-08-07 1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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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은행들이 금고에 쌓아놓은 돈을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난처해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 금리가 떨어진 데다 기업의 대출 수요는 없고 가계 대출은 해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 4대 시중은행의 원화예금이 원화대출을 앞질러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졌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고객이 맡긴 예금이나 자금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대출이나 투자를 통해 얻은 마진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갖고 있기에 대출을 많이 하지 못하면 돈도 많이 벌지 못하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이 수익성보다는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은행들을 감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초 시중은행장들이 하반기 키워드로 `영업 강화`를 내세우자 금융당국은 곧바로 `옐로카드`가 발동되기도 했기에 은행 내부에서도 마땅히 대출해줄 곳이 없다는 하소연이 쏟아져 나온다. 가계대출이나 기업대출 등 모든 길목에 장애물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현재 가장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하는 분야는 은행 전체 대출 중 절반에 육박하는 가계대출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은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지난달 3조원대 급증세를 보이면서 26개월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런 은행들의 행태에 강력한 경고장을 꺼내들면서 8월부터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한풀 꺾일 조짐이다. 은행으로서는 주요 대출 수익원을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는 처지다.

기업대출 분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황이 좋은 일부 대기업의 경우 오히려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의 투자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대출 수요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말 그대로 `빈익빈 부익부`다. 우량 중소기업은 은행의 대출 제안에 손사래를 치고 있고, 부실 중소기업은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강화해 최대한 대출을 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기대출은 작년 말 이후 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권 중기 대출은 지난 5월 3조1000억원 늘었지만 6월에는 증가폭이 1조1000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달에는 24일까지 1조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도 대폭 축소돼 은행으로서는 수익성 향상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조금 있으면 다시 길거리에서 대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은행 영업직원이 등장할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각 시중은행은 향후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전략 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백순 행장이 올해 초 취임 후부터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바로 신한은행의 차세대 수익원"이라며 "과거와 같은 영업방식으로는 더 이상 은행이 성장하기 어려운 구도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이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이 은행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은행이라도 외형경쟁에 불을 붙이면 다른 은행들도 쫓아갈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며 "각 은행들이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차분히 내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김영복 기자 asura@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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