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3국에서의 한일 협력 방안’이 주목 받고 있다.
현재 한일 협력에 있어 최대 난제는 자동차 산업의 폐쇄성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요타, 닛산 등은 부품 현지화를 위해 품질이 검증된 업체들을 접촉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자동차 산업의 폐쇄성으로 인해 공개적인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규모로 중국에 진출한 일본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한 사례는 있지만 일본기업 특유의 수직 계열화가 공고한데다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낮은 단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기업은 이미 현지화가 깊게 진행돼 현지에서의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일본 자동차의 경우,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지 오래돼 사실상 현지 업체로 간주되고 있고 일본 업체의 높은 일본 부품 선호도로 인해 다수의 다국적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진출이 가능할 정도다.
KOTRA(사장 김재홍)는 5일 ‘韓日 제3국 상생협력 진출전략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세안, 아프리카 등 일본 기업의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지역에서 납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며, 일본 기업과의 협력으로 현지 납품을 확대하는 방안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내 기업은 제3국 진출 모델을 활용하면 시장 다변화를 통해 지역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부품 공동개발 등을 통해 산업 내 신규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투자청(BKPM)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기업은 올해 총 3억 달러 규모의 대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부터는 스즈키(Suzuki)가 현지 공장을 추가 가동시키고 있으며, 도요타(Toyota)도 지난해부터 현지에 엔진 공장을 착공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기업들은 해외 생산거점의 신규 수요 및 현지 저가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원가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쓰비시자동차, 아이신 등 해외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구매담당자들은 KOTRA와의 미팅에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양국 기업 간의 협력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국내 실내램프 제조업체인 H사는 스즈키 태국 현지공장으로 연간 8만 2천 개의 램프를 납품하는데 성공, 일본 기업과 협력해 제3국으로 진출해 있다. 스즈키 측에 따르면, 생산에 필요한 금형 제작부터 제품 출하까지의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가시화해 견적서를 제출한 것이 높게 평가됐다. H사는 향후 스즈키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스즈키 중국 공장으로 납품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아프리카 지역은 일본 기업의 사륜차 생산거점만 19곳이 있어 진출 기반이 확고한 데다, 이들 기업이 이미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프리카 및 유럽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
고상훈 KOTRA 아대양주 팀장은 “일본총연이 올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으로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노력’을 꼽는 등 국산 차 부품에 대한 일본 자동차 업계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납품업체 선정 권한이 본사에 있는 만큼 일본 본사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하면서, 일본 기업의 사업 확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해 상생 협력형 진출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