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제조업과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의 결합을 통한 제조업 혁신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장의 온도는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IoT와 제조업의 융합을 통해 성장세가 둔화된 우리 제조업의 재부흥을 이끌어야 하지만, 초기 기술 비용 부담 등으로 기업들의 활용도나 준비정도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R&D 예산 및 인센티브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조업·IoT의 융합이 주는 선물
전경련 측에 따르면 제조업과 IoT의 융합은 우리 산업에 스마트화와 서비스화, 고부가가치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제조업과 IoT 융합을 연착륙 시켜야 한다.
우선, 스마트화를 통해 IoT 및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제조기업의 생산 공정에 적용할 시, 효율성 증대 및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산의 각 과정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에서 실시간으로 유의미한 정보가 분석돼 다시 생산과정에 반영됨으로써 최적의 생산효율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 판매량의 실시간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단시간 내에 제품 스펙 변경 및 생산량 조절에 반영하는 등 급변하는 시장의 수요와 고객 가치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서비스화는 IoT를 통해 제조기업은 단순 제품 판매에서 제품 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매출 증대 및 고객 만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가진 칩을 탑재시켜, 칩이 생산하는 자료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고객에게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품 내 센서가 실시간으로 상태 데이터를 수집해 고장의 징후를 예견하고 제품이 완전히 고장나기 전에 엔지니어를 파견해 예방·보전할 수 있다. 이제는 애프터서비스가 아니라 ‘비포(Before)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부가가치화는 기존의 전통적 기능만을 수행하던 제품에 IoT 기술이 접목되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변모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제품 단가 상승으로 연결되며 제조기업들에게 매출 증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칫솔에 센서를 탑재하면 스마트폰으로 잇솔질 습관을 분석, 관리해주는‘스마트 칫솔’처럼 우리 일상의 생활용품이 스마트해지는 것이다.
소극적인 대응, 결국 ‘낙제’ 성적표 받아
제조업-IoT 융합이 중요해지고 있으나, 30명의 IoT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제조업과 IoT 융합 점수는 평균 48.3점을 기록해 아직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46.6%가 우리 제조기업의 IoT 활용 인프라가 미흡(조금 미흡+매우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IoT 활용 촉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기술적 요소로 디바이스 부문은 센서(13명)와 서비스 생태계 부문은 플랫폼 분야(19명)를 꼽았으며, 정책적 지원으로는 R&D등 개발 및 활용 자금 지원(9명)과 오픈플랫폼 등 기술지원(8명)을 꼽았다.
한편, 전경련이 회원사 제조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제조기업 IoT 활용도 및 애로 설문조사(54개사 응답)에서 응답 기업의 90% 이상이 IoT의 중요성에 공감했으나, 활용도 및 준비 정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 중 IoT를 활용하는 기업은 5.6%에 불과했으며, 활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도 11.1%에 불과했다.
응답기업들은 IoT 활용에 부담을 느끼는 주된 요인으로 비즈니스 모델 부족으로 인한 위험성(37%)과 센서 탑재, 플랫폼 구축 등의 기술적 초기 비용(27.8%)을 꼽았다. 또한 금융기관 해킹 등으로 인한 보안 리스크가 커지면서, 정보보안 문제(25.9%)가 그 뒤를 이었다. IoT-제조업 융합을 위한 정책적 건의사항으로는 전문가 대상 설문결과와 마찬가지로, 기술지원(37%)과 자금지원(27.8%)이 가장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IoT융합, 정책지원 있어야 꽃핀다
전경련 제조기업 및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 국내 제조업과 IoT 융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적 지원은 IoT 활용 기술 및 R&D 자금 지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자부품연구원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시급한 정부 지원책 중 하나로 R&D 사업 확대(43.5%)가 꼽혔다.
현재 미래부의 2015년 IoT R&D 예산은 239억 100만 원으로 전체 과학기술·ICT 분야 R&D 예산인 3조 9천 520억 원의 0.6% 비중이다. 또한, IoT R&D 결과물의 활용도가 저조하고 타산업과의 연계효과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신성장동력 R&D 세액 공제 제도의 경우, ‘신성장동력 기술’을 1~2년 주기로 심사해 포함시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최신산업 동향인 IoT가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전경련은 “정부의 IoT 관련 R&D 예산 확대와 더불어, IoT R&D 기획 단계에서 제조기업의 현장 수요가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한 뒤,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규정한 신성장동력기술에 누락돼 있는 IoT 기술 채택을 통한 IoT R&D 세액공제 등 관련 인센티브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엄치성 국제본부장은 “미국, 독일, 중국 등 주요국 모두 IoT를 제조업 경쟁력 제고의 주요수단으로 지목하고, 육성정책을 시행 중”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제조기업들은 IoT 활용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나, 아직 활용도는 미비한 상황으로, 초기 기술 개발 및 투자비용 등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최근 성장이 둔화된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제조업과 IoT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