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자연적으로 섞을 수 없는 물과 기름을 인공적으로 혼합하기 위해 첨가되는 계면활성제는 화장품, 샴푸, 비누, 세제, 식품 등을 제조하기 위한 필수첨가제이다. 문제는 아무리 천연 계면활성제라 하더라도 화학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인체에 해로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과 기름을 섞을 수 있다면 우리는 다양한 계면활성제의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신용현) 신기능재료표준센터 추민철 책임연구원이 차세대 분산장비 개발 및 분산 전문기업인 ㈜그린솔을 창업했다.
KRISS 연구원 창업기업인 그린솔의 주요 사업 분야는 3D 집속 초음파 극 초분산 기술을 이용해 분산제 없이 고순도의 분산을 가능하게 하는 신개념 분산장비 개발과 분산액 제조다.
최근 산업 전반에서 화장품, 의약품, 방향제, 나노잉크 등 분산제를 사용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화장품 제조 과정에 사용되는 분산제인 ‘계면활성제’의 인체 유해성 문제가 드러났다. 이에 KRISS 추민철 박사팀은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과 기름을 섞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산장비 개발 및 분산액 제조는 기존 분산제의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린솔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고순도의 나노 분산이 필요한 화장품 및 의약품 분야를 시작으로 사업 범위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계면활성제를 사용하지 않는 제조 기술은 화장품 시장에서, 분산제를 첨가하지 않고 나노 분산이 가능한 기술은 나노 의약품 업계에서 큰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세계 화장품 시장은 344조, 나노 의약품 시장은 29조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그린솔은 기술력과 사업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아 한국과학기술지주(KST)에서 8억 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한국과학기술지주는 미래부 산하 17개 정부 출연 연구소의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직접 지분 투자와 후속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그린솔의 창업 준비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KRISS 신기능재료표준센터 추민철 박사는 “창업 초기에는 분산장비 개발과 분산 기술에 대한 용역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 장비 수출, 제품의 다양화 및 소형화, 신제품 개발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RISS 신용현 원장은 “창업기업인 그린솔이 보유한 독특한 기술은 물속의 기름을 나노크기로 분산시킬 수 있는 높은 측정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KRISS는 앞으로도 원천 측정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창업기업을 배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