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한국경제가 성장의 한계에 봉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노동생산성과 강도 높은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한국경제학회와 공동으로 11월 21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다이아몬드룸에서 'OECD가입 20주년 기념 특별좌담회'를 개최했다.
발표자로 나선 랜달 존스 OECD 한국·일본 담당관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터키, 이스라엘, 멕시코에 이어 4번째로 상품시장 규제 지수가 높은 국가”라며, “강도 높은 규제가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과제로 낮은 노동 생산성 문제를 꼽았다. 그는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OECD 상위 17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생산성(제조업 대비)이 OECD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랜달 존스는 지적했다. 상품시장 규제 지표는 OECD가 상품시장에 대한 규제 상태와 시장구조에 대한 정보를 국가 간 비교가 용이하도록 고안된 지표다.
랜달 존스 담당관은 “한국은 OECD 국가 중 고령화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라는 점이 한국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고령화 수준은 2014년을 기준으로 멕시코, 터키, 칠레에 이어 네 번째로 낮은 수준이지만, 2050년에는 일본, 스페인과 함께 고령인구 비율이 70%를 상회하는 초고령국가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노동력이 급속히 줄어들고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낮아 국가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장 유연성과 임금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경제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은 “특히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안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며,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체 경제성장의 둔화요인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인데다가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 주변국의 법인세율은 이미 우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OECD 회원국의 평균 법인세율은 2000년 30.2%에서 2008년 23.9%, 2016년 22.5%로 인하됐다. 또 현재 아시아 주변국의 법인세율은 대만 17%, 싱가폴 17%, 홍콩 16.5%, 태국 20% 수준으로 우리나라 24.2%에 비해 낮은 편이다.
권 원장은 “OECD 가입조건이자 지향하는 이념은 자유민주주의의 확립과 시장경제 활성화에 있다”며, “OECD에 가입했다고 바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두 가지의 성숙도가 선진국의 척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사회갈등지수를 언급하며, “OECD 국가 중 멕시코, 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갈등이 심한 국가”라며, “아직 사회갈등 해소에 있어 법치주의 기반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진정한 시장경제 창달이란 창의적인 사고를 억제하는 규제를 없애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면서,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 발흥을 위해 각종 규제를 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한 규제인 수도권 규제, 대기업규제 등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