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성공하는 기업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전시회 분야도 좋은 평가를 받는 전시회가 있는가 하면 혹평이 쏟아지기도 한다.
G-Fair라는 이름의 행사가 처음 개최된 것은 1999년. 17년 동안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이제는 종합소비재 전시회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G-Fair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경기중기지원센터)다. 행사를 기획한 경기중기지원센터의 최해종 전시팀장을 통해 G-Fair의 시선과 향후 행보, 전시주관사가 제시해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G-FAIR 전시회는 중소기업들이 마케팅 할 수 있는 종합예술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22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소회의실에서 만난 최해종 팀장은 전시회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부탁에 이렇게 말했다.
참가기업 1천100개사, 국내외 바이어 927명, 참관객 7만여 명이 방문한 G-FAIR는 전시규모, 바이어, 참관객 모두 전년대비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해외바이어만 600명이 이 전시회를 찾았다. 대외적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1천여가 넘는 중소기업을 전시회장으로 끌어들인 흡인력만 보더라도 전시회 호응도를 방증한다.
최 팀장은 지자체와 협단체의 지원과 공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경기도에서 전년대비 예산을 1.5배 확대하면서 국내외 바이어 유치 재원으로 투자가 확대될 수 있었다. 해외 바이어 참가도가 높았던 데는 KOTRA와 한국MD협회측과의 긴밀한 협조와 소통이 있었던 것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참가기업으로 부터 전달받은 해외 바이어 리스트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거쳐 KOTRA 해외무역관과 MD 협회, 경기비즈니스센터에 중소기업 리스트를 보낸 후 관심 있어 하는 바이어만을 선별해 추린 리스트를 바탕으로 다시 검증에 들어간다. 성과가 예상되는 기업들만 초청하는 것인데 두 차례 필터링을 거치면 진성 바이어와 매칭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전시 참가 기업 대부분이 내수 위주 경영을 펼치는 곳이 많아 통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일찌감치 파악한 전시팀은 어느 부스를 가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바이어 한 명당 한 명의 통역사를 붙여서 진행했다. 수출을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기업들에게 해외 바이어들이 러브콜을 보내오기도 했다.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요인 중 하나다.
“전시회 참가기업들은 국제적 수준의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모색하려 합니다. 주관사는 그들의 가려운 곳을 이해하고 보다 더 효율적으로 바이어와 매칭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 안에서도 대외 경쟁력과 함께 기업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장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대외적 호평 속에서도 그는 여전히 성공 전시회를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바이어 유치에 대한 홍보 강화를 통해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계약 성과를 이끌어 내고 싶은 마음에서다. 차기 전시회에서는 1천여 명의 해외 바이어 유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최 팀장의 전시회에 대한 남다른 열정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익히 알려졌다.
해외 전시회와 국내 전시회의 차이점을 얘기해달라는 말에 그는 국내전시산업이 단순히 행사 위주로 가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국내 전시회는 ‘참가기업=seller'라는 생각에 다른 참가기업이나 바이어의 아이템에는 다소 무심하다. 그러나 해외전시회를 보면 참가기업과 바이어, 참가기업과 또 다른 참가기업들 간 서로서로가 바이어가 되고 셀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백 년 개최한 전시회 역사가 지금의 전시구조를 형성한 것인데 국내에서 전시 주관을 하는 입장에서 내심 부러운 부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전시장은 주변으로 교통과 숙박, 관광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있어 각 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며 “국내 전시회의 경우도 전시 컨벤션 센터를 중심으로 한 시설 인프라에 장기적·집중적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사중복전시회에 대해 최 팀장은 “지금 당장 통폐합을 하기보다는 경쟁력이 없어진 전시회는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도록 참가 기업들의 전시회 안목을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시산업에 대한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말을 이어간 최 팀장은 “자체 경쟁력 강화와 함께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수 있는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도 중요하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