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기초연구 투자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며 ‘혁신’이 화두가 된 현 상황에서 연구개발이 가지는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자료를 통해 선진국과 비교했을 시 한국의 기초 연구개발과 관련된 투자가 얼마나 뒤쳐져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한국의 기초연구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지난 1989년에 기초과학진흥 원년 선포와 기초과학진흥법 제정 이후 과감한 예산투자와 인력양성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 저성장 기조 확대와 연구개발 성과의 경제적 효과 창출이 중요시되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기초연구 투자의 효율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의 연구개발 현황은 국가 전체적으로 총 연구비의 지속적인 증가와 GDP대비 기초연구투자 비율은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초연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대학연구비의 비율과 지원액이 주요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실정이다.
이에 한국연구재단 박귀순 선임연구원은 “대학연구비의 전체 규모를 확대하고 이 중 기초연구비의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총연구개발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기업체의 연구비가 대학으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과 지원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의 진단과 미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기초과학원년으로 선포한 1989년, 한국의 SCI 논문(Science Citation Index, 국제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은 1천382편이었다. 2015년에는 5만7천626편으로 42배 증가해 세계 12위로 올라서며 GDP 세계순위인 11위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3대 과학저널(Nature, Science, PNAS) 논문 수는 2015년까지 115편으로 증가했으며, 피인용상위 1% 논문은 1997년에서 2007년까지 920편에서 2005년에서 2015년까지 3천600편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지난 30년 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기초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대학의 학술논문 역시 양적생산성을 R&D 투입대비 SCI급 논문 수로 보면 한국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보다 중요한 학술논문의 질적 수준을 피인용 상위 1% 논문과 Nature index로 보면 미국, 독일, 영국보다는 낮지만 일본, 프랑스와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더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6년간 피인용 상위 1% 논문(SCI 기준)의 평균피인용, 점유율, 논문 수 증가율 순위는 세계 1~3위 수준으로 대한민국 기초연구의 성장잠재력과 동력은 매우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박귀순 선임연구원은 “이러한 통계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R&D투자에 비해 연구 성과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국민들이나 정치권을 쉽게 설득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창출의 부족과 더불어 제한적 통계지표의 광범위한 활용과 무분별한 재인용이 그 원인이라고 판단된다”며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결과보다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과정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야만 세계를 리드하는 연구 성과들이 창출되고 국민들이 염원하는 노벨과학상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