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4차 산업혁명의 속도와 파급력이 빨라질수록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 지멘스는 공정의 75%가 자동화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디다스는 안스바스 공장에 소속된 600명의 고용 인력을 10명으로 줄였음에도 50만 켤레의 신발을 매년 생산해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권태신 상근부회장은 6월 19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전망 세미나’ 모두 발언을 통해 “2030년에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일자리 230만 개가 창출되고 180만 개가 소멸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과도기적 불안에 얽매이는 것보다 새로운 먹거리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병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산업전략연구그룹장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DNA(Digital Network Algorithm)’”라고 말하며, “데이터 지수가 2010년 이후 매년 300배씩 늘어 현재 40제타바이트로 추정된다. 이는 전세계 모래알보다 57배 많은 수준으로 앞으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병철 그룹장은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아마존이 고용 시장을 위협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무인매장 아마존 고에서 구매자가 물건을 들고 통과하면 계산이 끝나는 시스템은 일자리 축소(계산원)의 불편함 보다는 다수의 고객들의 시간 절약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의 인공지능은 분야별로 구분돼 있지만 조만간 범용 인공지능이 발달할 것”이라며, “정보화를 통해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일자리가 생겨났고 1인 미디어, 멀티채널네트워크, 한류 등 사회문화적 변화가 발생했듯이, 한 분야의 부정적인 현상만 보지 말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양면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윤종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해 줄어드는 일자리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을 하지 않았을 때 놓치는 일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때”라고 말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장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 중국에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슈에 대응하되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사라지지는 않지만 기업은 타격을 입는다.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떨어지고 저성장·저소비를 지향하며 살게되는 것 뿐”이라고 일자리 감소에 대한 걱정을 비판한 장 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에 뛰어들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김대중 정부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혁신을 강조해 왔으나 실제로 이뤄진 것은 드물다”며 “말로만 혁신을 외칠 때가 아니라 제도개선과 규제 완화로 정부·기업·구성원 모두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