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 최초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의 약관을 고쳐 주목을 받은 가운데, 이번 사례와 같이 ‘디지털 주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현대경제연구원 주관으로 진행된 ‘글로벌 공정경쟁과 디지털 주권 확보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과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 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류 생활의 새로운 기반이자 신산업의 기본 인프라인 ‘디지털(Digital)’의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보이지 않는 싸움이 진행 중이다.
이날 발제를 맡은 현대경제연구원의 최양오 고문은 “디지털 광고 시장을 보면 페이스북과 구글이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등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은 각국의 주권에 따른 제재를 받지 않을 수 있어 막대한 부의 축적도 가능했다.
한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특히 한국은 해외 기업들보다 국내 기업들에게 더 강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부당한 역차별,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국내 기업의 성장이 가로막히고 있다는 것이다.
최 고문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국, 러시아, EU, 터키 등 주요국들은 각 국의 주권적 작용 및 법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는 공백이 발생하자 ▲공평 과세 ▲소비자 정보보호 ▲국가 안보 ▲반독점 제재 등의 방안을 마련하며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디지털 주권을 수호한 성공적인 사례로 꼽혔다.
러시아는 2015년 구글의 모바일 앱 선탑재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러시아연방반독점청(FSA)에 제소했다. FSA는 러시아의 손을 들어줬다. 그 결과 구글은 자사 앱 패키지 사전 설치를 강요하지 않고 제3자 검색엔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이후 러시아에는 자국의 검색엔진인 얀덱스가 구글을 추월(2019년 3월)해 러시아 1위 검색엔진으로 올라섰다.
최양오 고문은 “디지털은 미래 인류의 식량과 같다”면서 “디지털 주권은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한국 정부에서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은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규제,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다”면서 “법 적용시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에 ‘역차별’을 하지 않고,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