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인재가 필요하다. 그동안의 인재 선발 방식은 학력, 시험 성적 등이 기준이었다. 그러나 시험 성적이 입사 후의 성과를 좌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기업들은 각각 인재 선발 방식에 새로운 기준을 세우거나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곽연선 연구원은 ‘채용 혁신 기업에서 배우는 인재 선발 방식’ 보고서를 통해 채용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 우수 인재 선발 방식이 효과를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채용 환경의 변화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기업들은 스펙보다 채용하고자 하는 직무 특성을 고려한 ‘직무 수행에 적합한 인재’, 기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근거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재’를 선호하기 시작했고, AI 기반 채용 솔루션 업체가 등장하면서 ‘인재 선발의 정교함과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각각의 변화와 관련해 곽연선 연구원은 채용 혁신 주도 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글로벌 대기업인 구글도 과거에는 인재 선발의 주요 기준으로 학교, 학력, 시험 성적 등을 봤다. 그러나 구글의 CHO 라즐로 복(Laszlo Bock)은 구글에서 최고 성과를 내는 인재 중 상당수가 명문 대학 출신이 아니거나 학위 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존 선발 기준을 분석했다.
입사 후 성과와 학력, 시험 성적 등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필수 자격 조건에서 학위를 제외하고, 중점 채용 대상 학교 기준을 75개에서 305개로 확대했다. 또한 인지 능력, 리더십, 구글 조직문화 적합성, 직무 수행 능력 4가지를 새로운 기준으로 세웠다.
아마존의 경우는 창립 초기부터 기업의 핵심가치를 담은 리더십의 원칙을 만들어 모든 의사결정에 활용했다. 그러나 짧은 시간 내 많은 인원을 채용하게 되면서 기업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지원자들이 합격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에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본인 대신 리더십 원칙을 검증해줄 ‘바 레이저(Bar Raiser)’ 제도를 도입했다. 선발된 바 레이저는 매주 최소 1회에서 최대 10회까지 면접에 참여한다. 본업 외 부가 업무이지만 아마존에서 인정받는 인재라는 자부심을 갖고 활동하며, 다른 동료에 비해 빠르게 승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의 일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공개 채용을 통해 인재를 확보하던 소프트뱅크는 5년 전부터 공개 채용을 폐지하고 수시 채용과 인턴십 등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매년 약 3만 명에 육박하는 지원자들이 수시로 제출한 자료들을 10여 명에 불과한 채용 담당자들이 일관성을 갖고 보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이에 소프트뱅크는 2017년부터 자기소개서 검토에 IBM의 AI 왓슨을 도입했다. 소프트뱅크의 인재상을 학습한 AI가 합격/불합격 판단을 내리고, 불합격 판단을 내린 자기소개서는 채용 담당자가 다시 검토해 최종적으로 평가한다.
AI의 도입은 채용 담당자들의 소요시간을 4배 감소시켰으며, 일관된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평가의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으며, 향후 점점 더 정교한 기준으로 인재를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당 사례들을 바탕으로 곽연선 연구원은 ‘우선 채용 선발 기준이 입사 후 성과에 대한 예측력이 있는지 검증해야 한다’라며 ‘또한 기업의 핵심가치를 명확히 해 지원자가 이에 부합하는 사람인지를 평가하는 전문 면접관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시사점을 정리했다.
또한 채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젊은 인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참신한 채용 기법과 지원자 입장을 고려한 채용 절차 개선, 우수 인재에게 주는 보상 제도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노력을 병행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