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0대 ICT 기업 중 한국 기업이 단 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일본, 인도, 대만 등 경쟁국에 모두 뒤처진 셈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2일 기업분석 데이터베이스인 S&P Capital IQ를 통해 세계 ICT 기업 시총 1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시가총액 순위로 뽑은 세계 100대 ICT 기업에 한국은 삼성전자(9위), SK하이닉스(56위) 단 2개 기업만 순위 안에 들었다.
100대 ICT 기업 중 56개가 미국기업으로 조사됐으며, 중국 9개, 일본 8개, 인도 4개, 대만 3개로 확인됐다. 캐나다와 영국, 독일은 한국과 동일하게 2개 기업을 보유했다.
향후 100대 기업에 진입할 차세대 주자들로 구성된 200대 기업까지 범위를 넓히면 중국기업 수가 27개로 급격히 증가했다. 일본기업 또한 17개가 포함돼 일본의 ICT 잠재력을 드러냈다. 한국기업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 신흥 디지털 기업들이 추가됐지만 5개에 그쳤다.
또한, ICT 산업 내 5대 세부업종별로 각각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을 추린 결과, 한국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ICT 핵심 산업에서 대부분 1~2개 기업만이 포함됐다. 코로나 이후 화상회의 확산으로 급부상한 앱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한국기업이 전무했다.
이는 ICT가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전 ICT 시총 100대 기업의 5대 업종 구성은 반도체, 앱 소프트웨어, 데이터 프로세싱·아웃소싱 서비스, 기술 하드웨어·스토리지, IT 컨설팅 순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에는 반도체, 앱 소프트웨어, 데이터 프로세싱·아웃소싱 서비스, 시스템 소프트웨어, IT 컨설팅 순으로 5대 업종 구성 순위가 바뀌었다. 이는 하드웨어의 시대가 가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ICT는 아직도 제조 하드웨어 중심인 구조다. 이에 전경련은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의 김봉만 국제본부장은 발표 자료를 통해 ‘한국 경제의 디지털화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고, 소프트웨어 분야 경쟁력도 낮다는 점을 우려한다’라며 ‘차세대 업종인 사이버안보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 두 나라 협력을 강조할 정도로 유망한 분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기업이 국제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각종 제도 정비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