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 등 한국 제조업·수출 경쟁력을 떠받쳐온 국가 기간산업은, 최근 글로벌 환경 규제가 본격화됨에 따라 ‘탄소다배출 산업’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에,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가 산업 기반을 유지하면서 탄소 감축을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CCUS를 통한 국가 기간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성장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마련됐다. 행사에는 우드맥켄지 정윤식 책임연구원과 한국CCUS추진단 이호섭 단장이 발제자로 나서 국내외 CCUS 사업 현황을 짚고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정윤식 책임의 설명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탄소 포집 용량은 연간 74Mt(밀리언 톤)이다. 이는 2030년까지 약 3배 증가해 221Mt로, 2035년에는 430Mt 규모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에너지(천연가스 정제, 청정수소, 석탄·가스 발전소 배기가스) 분야에 집중돼 있던 탄소 포집 프로젝트는 향후 석유화학, 시멘트, 철강 등 여러 산업군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 책임은 “아시아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라면서도, “정책적인 인센티브는 확정돼 있지 않아 2035년까지 실용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탄소 활용 부분에 대해선 “많은 프로젝트가 초기 또는 구상 단계”라며 “탄소 저감 효과는 높지만 가격은 기존 제품보다 높고 기술 성숙도도 부족하다는 문제 때문에 추진이 더딘 상태”라고 전했다.
더불어, 탄소 저장 용량은 2025년 기준 연간 160Mt이며 2035년까지 약 738Mt까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소 저장 방법은 육상과 해상으로 나뉘는데, 조건이 비슷할 경우 해상 저장 비용은 육상보다 약 3배 정도 높다.
그는 “북미 지역과 중국은 육상 저장 프로젝트가 많고, 유럽이나 한국은 해상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나라별 탄소 저장 기술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경 간 탄소 이동 프로젝트 전망을 짚었다. 아시아에는 저장보다 포집 용량이 높은 국가(한국, 일본 싱가포르)와 저장 용량에 여유가 많은 국가(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간 탄소 이동 프로젝트가 추진 중인데, 현실화를 위해선 수송 비용 절감이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정윤식 책임은 “한국은 글로벌 기준으로 중간 정도의 CCUS 정책 준비도를 가지고 있다”라며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선 지금보다 명확한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CUS, 한국 기간산업 유지한다
이호섭 단장은 CCUS를 두고 “공정 과정과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₂)를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고, 1970년대 이미 상용화됐으며 현재까지 대규모 누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기술적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라며 “다른 탄소 저감 기술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효율 개선을 통해 비용은 지금보다 20~40%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 기준 국내 연간 4Mt 이상 온실가스 배출 기업은 24개 기업이며, 주요 배출 산업은 발전, 철강, 정유 순이다”라며 “한국 근대화의 주력 기간산업들이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고 있어 탈탄소 전환이 필수적이며, CCUS가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CCUS 현황과 APAC 연계 CCS 사업을 소개한 이 단장은 “난감축(정유·석유화학·철강 등) 산업에서 5년 이내 백만 톤 이상 감축할 수 있는 수단은 CCUS뿐”이라며 “단순히 탄소를 일부 줄이는 것을 넘어, 한국의 국가 기간산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로 바라봐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CCS 거래 및 수송을 위해 2050년까지 액화 운반선 270척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라며 “LNG 운반선에서 한국의 조선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듯, 해당 분야를 신성장 사업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이재관·박정·이언주·최민희·김원이·김주영·김현·장철민·곽상언·김태선·권향엽·박지혜·박해철·오세희·정진욱·황정아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CCUS추진단·한국자질자원연구원이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