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순수 국산 기술로 발사에 성공한 첫 우주 발사체 ‘누리호’는 국가 주도로 개발된 발사체다. 향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주·항공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미국의 스페이스X, 로켓랩, 파이어플라이 등과 같이 발사체를 개발 및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민간 기업이 필요하다.
한국의 민간 발사체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스타트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주)(이하 페리지)를 ‘카본 코리아 2022(CARBON KOREA 2022)’에서 만났다.
이 기업은 전시장에 지난해 연말 제주도에서 발사 시험을 성공한 약 3m 높이의 액체 로켓 BW(블루웨일)0.1과 현재 개발 중인 발사체의 상단 카본 추진체 탱크 모델을 전시해 참관객들에게 설명했다.
페리지의 황대현 부사장은 전시장에 출품한 발사체에 대해 “처음부터 큰 발사체를 만들면 시스템도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작게 만들어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실제 소형 위성을 실어 쏘아 올릴 수 있는 크기(약 10m)의 소형 발사체를 개발, 제작하고 있다고 밝힌 황 부사장은 “카본 추진체 탱크는 개발 중인 로켓의 상단부로, 알루미늄 탱크보다 40% 정도 가볍고, 내압 성능도 만족한다”며 “1단 추진체 개발까지 완료해 최종 완성된 발사체로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황 부사장은 “미국에 민간 발사체를 가진 기업들이 있지만, 이들만으로 수요를 다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사를 위해 1~2년을 기다리기도 한다”면서 “한국에서 민간 발사체 개발에 성공하면 이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향후 2배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장성을 전망했다.
발사체를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발사장 또한 필요하다. 페리지는 현재 제주도에 로켓 발사장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지형의 특성에 따라 내륙보다 해상이 발사에 더 적합할 것으로 판단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
황 부사장은 “발사를 하려면 주변 반경 몇 km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국에는 가능한 지역이 거의 없다”며 “바지선 등에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면 최초로 해상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상 발사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안 되는 걸 가능하게 하는 게 엔지니어”라고 말한 황 부사장은 “가까운 목표는 개발 중인 로켓을 완성해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이후에는 달 탐사나 심우주 탐사까지 가능한 종합 우주 기업으로 나아가고 싶다”이라고 페리지의 비전을 밝혔다.
한편, 한국탄소나노산업협회와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카본 코리아 2022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C홀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