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생성형 AI(인공지능)는 ICT 산업을 넘어 사회 전반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미·중을 비롯한 각국은 ‘AI 기술패권’의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술 표준·글로벌 규제·산업 주도권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CES 2025’에서 젠슨 황이 제시한 ‘피지컬(물리적) AI’는 올해 AI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한국의 AI·ICT 산업이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16일 산학연 기술 및 경제전문가 20여 명을 초청해 ‘AX(인공지능 전환) 2.0 시대,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제1차 IITP Tech & Future 인사이트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AI G3 국가 도약을 위한 국가 R&D 혁신 방향과 인재 육성 방안 등이 논의됐다.
2025년, 피지컬 AI ‘원년’
iM증권의 고태봉 본부장은 “피지컬 AI는 인류 역사상 첫 ‘무인화’ 혁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 세계 GDP 105조 달러 중 약 22.5%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피지컬 AI로 대체될 것”이라며 “특히 제조업에 집중된 한국 산업의 양상을 볼 때, 피지컬 AI 분야에서 뒤처지면 많은 것을 빼앗길 것이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한국 AI 정책이 피지컬 AI에 집중돼야 한다는 것이다.
고 본부장은 “중국은 목표를 설정하면 집요하게 달려드는 ‘늑대문화’를 기반으로 첨단 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DX(디지털 전환) 시대 19등에 불과했던 중국이 AX(인공지능 전환) 시대에 접어들며 2등까지 급부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2024년부터 AI를 다양한 산업과 사회 분야에 융복합하는 ‘AI+’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2030년 이후 미국을 넘어서면서 패권전쟁의 승기를 잡으려 한다”라고 해설했다.
더불어 고태봉 본부장은 “테슬라의 목표가 미국의 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테슬라는 5초마다 차량 1대, 시간당 720대의 차가 생산되는 스마트팩토리 체계를 구축 중이다”라며 “이러한 체계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D, ‘5차 산업 강국’ 목표로 설정해야
서울대학교 이경한 교수는 산업 단계를 5단계로 구분했다. 1차 산업은 자연 자원의 채취, 2차 산업은 공업제품 제조, 3차 산업은 서비스 제공, 4차 산업은 지식·정보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 창출이다. 여기서 한 단계 발전한 5차 산업은 국방이나 국가 정책 등 강력한 의사결정(Decision Making)이라고 정의했다.
이 교수는 “AI·ICT 기술을 통해 최소 4차 산업국, 궁극적으로는 5차 산업국에 도달해야 한다”라며 “현재 한국은 2차 산업에 머물러 있다”라고 진단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은 대부분 제조업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네이버도 웹툰 같은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곤 국제적인 서비스가 없고,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K-콘텐츠도 결국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 기반의 4·5차 산업을 실현하려면 결국 강력한 AI 모델 제작이 가능해야 한다”라며 “현재 국내 AI 모델은 글로벌시장에서 7~8등 정도에 위치해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경한 교수는 “AI 모델과 인프라를 글로벌 3위 국가(G3)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R&D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어느 국가보다 경쟁력 있는 AI 기반의 5차 산업을 갖추고, 수출까지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