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배터리 산업은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재생 가능한 탄소원을 대규모로 처리할 수 있는 순환 시스템 구축과 함께, 재활용 처리 비율을 높일 수 있는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글로벌 기술 기업 알파라발은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 코리아 2025’ 컨퍼런스에서 배터리 전 주기에서 에너지 효율성과 자원 순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정 솔루션을 제시했다.
한국알파라발 톰 벨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매니저는 이날 발표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습식제련 공정 최적화 방안을 주제로 ▲물 사용 최소화 ▲열 재활용 ▲금속 회수 ▲폐수 무방류(ZLD) 시스템 등 적용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배터리 산업은 단순한 장비 시장을 넘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국가 전략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분리·열교환 기술이 원자재 확보와 환경 규제 대응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파라발이 제시한 핵심 장비는 디스크 스택 세퍼레이터와 디캔터 원심분리기다. 두 장비는 배터리 공정에서 불순물 제거, 물·용매 재활용, 리튬·니켈·코발트 등 유가금속 회수에 활용된다. 특히 필터 프레스 대비 연속성과 효율성이 높아 공정을 멈추지 않고 운영할 수 있으며, 물 사용량과 에너지 집약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중요한 블랙 매스(black mass) 처리 기술도 소개했다. 파쇄·건조·열분해 과정을 거쳐 블랙 매스를 얻은 뒤, 황산 침출과 용매 추출을 통해 금속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알파라발의 스파이럴 열교환기와 전단력(剪斷力) 기반 플레이트 구조가 적용돼 폐수와 오염물 발생을 줄이고 장비 자체 세정 기능도 유지할 수 있다.
알파라발은 또한 무방류(ZLD) 시스템을 차세대 필수 공정으로 제시했다. 공정수와 용매를 결정화·재활용해 방류수 없이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물 사용 제한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톰 벨 매니저는 “ZLD는 앞으로 화학·배터리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적용 사례도 공개됐다. 알파라발은 북미 대형 배터리 재활용 업체에 장비를 공급,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과정에서 황산리튬 부산물을 회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에는 시험 설비를 구축해 파일럿 테스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아시아 주요 기업들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톰 벨 매니저는 “사용된 배터리에서 연간 2만 톤 규모의 전구체를 회수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배터리 가치사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