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을 낳으며 ‘꿈의 신소재’로 불려온 그래핀이 대량생산과 가격 경쟁력, 시장의 오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국제 표준화가 함께 가야 한다는 산업계의 제언이 나왔다.
케이비엘러먼트 배경정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2025 핵심소재 국제 표준화 포럼’에서 그래핀 응용 확대를 위한 전략과 과제를 발표했다. 배 대표는 “그래핀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대량 생산과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자사가 대기압 플라즈마 장비를 통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한 사례를 소개하며,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려는 산업계의 노력을 설명했다. 현재 그래핀은 디스플레이의 정전기 방지 소재,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의 소음 저감 및 방열 소재 등으로 적용 분야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배 대표는 상용화 과정의 어려움도 분명히 했다. 그는 “기존 소재와 동등한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 채택이 쉽지 않고, 여전히 그래핀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만능 소재’라는 오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배 대표는 이어 “기술적 완성도만으로는 부족하며, 객관적인 품질을 보증하는 국제 표준화와 시장의 신뢰 확보가 병행돼야 산업적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그래핀이 연구실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과제와 해법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