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MF 재원확충에 150억 달러 지원
구제금융 받은 나라에서 글로벌 위기 해결 중요 역할 국가로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원확충에 15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영국, 호주, 싱가포르와 함께 IMF 재원확충안에 합의했다.
한국 등 4개국 재무장관들이 이날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한국과 영국이 각각 150억달러 규모로 참여하기로 했다. 호주는 70억달러, 싱가포르는 40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IMF는 우리 모두가 혜택을 받는 세계경제의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며 “확충된 재원은 모든 회원국에 이익이 되는 IMF의 대출능력을 확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 18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의 양자면담에서 재원확충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한국의 이번 참여 규모는 한국경제의 위상, IMF 쿼터 비중, 다른 G20 회원국들의 지원 규모 등과 함께 지난 2010년 G20 의장국으로서 세계경제 안정을 위한 국제공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 출자나 출연이 아닌 IMF와의 양자협정에 의한 융자 형태로 외화보유액 중 150억달러를 지원하며, 이 금액은 모두 외화보유액으로 인정된다.
2009년 런던정상회의 이후 IMF와 회원국 간 양자차입 당시 최대 150억 특별인출권(SDR)(약 230억달러)까지 보유액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 IMF는 이번 양자차입 계약에서 보유액 인정 범위를 높일 계획이다.
박 장관은 “G20 회원국이 합심해 IMF 재원확충 합의를 이끌어낸 것처럼, 유럽지역도 역내 시장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의 확충 계획이 충실히 이행되고, 유로존 불균형 등 구조적인 문제가 적극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구제금융을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글로벌 위기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