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산업 보호법’ 정치권 공론화 가속
국내 기간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이미 국회에 제출된 법안도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
㈜SK와 KT&G에 이어 포스코까지 외국 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정치권은 온통 '대권'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다.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인수를 사실상 금지하는 한국판 '액슨 폴로리오법'을 내놓은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과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은 4월 공청회를 열어 공론화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국내 기간산업 보호법 제정 시급
25일 국회에 따르면 열린우리당 이상경 의원은 지난 해 12월29일 한국판 '액슨-폴로리오법'인 '국가안보에 반하는 외국인 투자규제법안'을 동료의원 10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에 제출했다.그러나 이 법 제정안은 국회 산업자원위원회에 제출돼 있을 뿐 산자위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제정법은 공청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청회-법안 상정-산자위 소위-법사위-본회의' 등이 법이 제정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액슨-폴로리오법'은 국가전략산업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외국자본의 인수를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의 법제정안은 공기업과 함께 민간기업이라도 ■무기 등 군수물자 제조기업 ■원자력■정유■철강 등 에너지, 원자재 관련기업 ■비교 우위를 점하는 첨단 기술 보유기업 ■국민 필수품 제조기업 ■자본■금융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기업 ■사회통합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기업 등은 외국인 투자를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25일 "당초 국내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증권거래법 개정안으로 규제할 예정이었지만 이로 부족하다고 판단, 개정법이 아닌 제정법으로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법안 제정이 늦어짐에 따라 이번에는 한나라당 이병석 의원이 이와 비슷한 법안 제정에 나섰다.
이 의원의 지역구가 '아르셀로-미탈'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놓인 포스코가 있는 포항이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동료의원 14명의 서명을 받아 '국가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투자 등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을 지난 15일 제출했다. 이상경 의원과 다른 점은 외국인 투자를 규제할 국내 기간산업의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법 적용 범위를 넓혔다.
?4월 외국인 적대적 M&A 방지법, 공론화
이병석 의원이 이처럼 같은 취지의 법안을 내놓은 것은 국내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 투기 자본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석 의원측은 "포스코는 포항의 전부"라면서 "국가 중추 기업인 포스코가 혹여나 잘 못될까봐 포항지역은 난리가 났는데 국회는 너무 태평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2일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전체 상장사의 최대주주 지분비율은 평균 33.41%에 불과하고,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의 최대주주 지분비율은 29.20%에 그치고 있다. 외국의 투기자본이 달려들면 언제든지 경영권 분쟁에 말려들 소지가 충분하다.
때문에 이상경 이병석 의원 모두 4월에는 법 제정의 시급성을 알리는 공청회를 열어 공론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국회 산자위 관계자는 "두 법안의 내용이 비슷해 병행해서 공청회를 열고, 법안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4월 중에는 관련 공청회가 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법사위 소속 이상경 의원은 "외국인 투자 제한에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의원이 많은 재경위가 아닌 산자위에 법안이 배분돼 본격 논의만 된다면 법 제정 속도가 빠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산자위 소속 이병석 의원 역시 "법안 제정 속도는 의지의 문제"라면서 "이미 공청회를 준비에 들어간 만큼 법 제정에 최대한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