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보]
발주청이 주도하는 새로운 현장 안전 제도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통제 중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지난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LH 안전관리 솔루션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는 제도의 현장 수용성 재고를 위한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주요 쟁점은 ‘안전감시단’이라는 명칭이었다. 오랫동안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쓰인 ‘감시’라는 단어가 현장 근로자와 시공사에게 강압적인 인상을 줘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장 실무진들은 통제와 단속을 연상시키는 표현 대신 협력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로 순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수환 금호건설 안전보건실장은 “현장을 단순한 감시 대상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금호건설 현장에서는 관련 인력을 ‘안전 파트너’로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돈규 대한산업안전협회 건설안전본부장 역시 감시라는 표현이 주는 거부감을 지적하며, 본래 취지에 맞게 ‘안전 지원’이라는 명칭으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에 공감하며 “업체나 근로자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명칭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통제와 처벌을 앞세우기보다 안전관리가 우수한 업체에 혜택을 주는 보상 체계도 검토해야 한다고 짚었다.
안전관리 성과가 공공공사 수주 경쟁력과 연결되는 제도적 변화도 소개됐다.
진상훈 LH 건설안전팀 차장은 2025년 하반기 계약예규와 조달청 규정 개정으로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에서 건설안전 분야가 5점 만점의 별도 항목으로 분리됐다고 설명했다.진 차장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최대 5점까지 감점되는 구조”라며 “안전 제도를 예방적 지원 수단으로 운영하면 시공사의 입찰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 업무를 맡을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권철환 국토안전관리원 건설안전본부장은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검증된 우수 건설 기술인을 현장에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투입해 제도의 신뢰도를 높이고 현장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취지다.
토론자들은 검증된 기술인을 발주청의 안전 지원 인력으로 활용하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시공사 안전관리자와의 업무 중첩을 줄이면서 공정 전반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조율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명칭 변경뿐 아니라 안전 성과에 대한 보상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현장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